"괜찮아, 너는 괜찮아질 거야" 1

나에게 가장 먼저 해주고 싶은 말이 무엇인가요?

by 지안의 문장

평범한 일상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불공평하다는 걸 자라면 자랄수록 피부로 느끼게 된다. IMF는 누군가에게는 최대의 비극이었고,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던 이들에게도 어김없이 불공평한 현실을 마주하게 했다. 막막함, 다툼, 주저앉음, 어쩔 수 없음. 이런 단어들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던 시절이었다. 이런 시대적 분위기 탓이었을까, 혹은 그와는 무관한 이유였을까. ‘우리 집’도 무너져 내렸다. 내 세상은 더는 안전지대가 아니었다. 그렇게 나는 얼굴에 그늘을 짊어진 아이가 되었다.


외로움에 둘러싸여 오히려 외로운 줄도 모르고 지내던 시절. 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마치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다른 차원의 아버지가 딸 머피를 바라보는 장면이 겹쳐진다. 내가 다른 차원에서 또 다른 나를 바라보는 것처럼 생생하다.


말을 잃어버린 작은 여자아이. 고작 아홉 살. 아홉 살 인생에도 아홉수가 있는 건지, 고요하고 고독한 삶이 참 일찍도 시작되었다. 수많은 말을 듣고 있으면서도, 어떤 질문이 들려와도 목구멍이 꽉 막힌 듯 입술만 움찔거릴 뿐 어떤 소리도 내지 못했다. 돌아오는 건 멋쩍은 미소이거나, 뒤돌아 내쉬는 한숨뿐. 묻는 사람도 답답했겠지만, 말하지 못하는 아홉 살 아이는 오죽했을까. 지금이라도 달려가 그 아이를 꼭 안아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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