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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맹이 May 17. 2024

마라톤은 ***와의 싸움

폐경 후로 계속 부풀어 오르는 배

핑계가 아니라 호르몬의 결핍으로 당연한 거라고 의사샘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평소보다 덜 먹거나 운동을 해야 한다고.

평소에도 많이 먹는 편이 아니라 먹는 것을 줄이면 죽을 것 같아 운동을 하기로 했다.

좋아하는 운동이 없다.

10분 정도 걷는 거리도 꼭 차를 타고 다니는 편이다.

하지만 옷이 다 적어지고 배를 눌러 오니 갑갑하고 짜증이 나 어쩔 수 없이 운동을 하기로 했다.

고민끝에 한때나마 잘 했던 달리기로 정했다.

저녁을 먹고 강변을 달렸다.

달리기 시작하니 아빠 생각이 났다. 풀코스도 여러 번 완주하셨던 아빠는 달리면서 무슨 생각을 하셨을까?  숨이 턱까지 차오를 때 아빠는 어떻게 견디셨을까? 어떻게 이겨내셨을까? 어떤 매력을 느끼셨을까? 궁금했다.

나도 아빠처럼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 동호회 가입도 하고 대회도 나가고 싶다고 야심 차게 다짐했다.

그러길 3분.

내게 달려오는 수많은 그들...

날..파..리

 너무 많다.

손을 앞뒤로 흔들어야 하는데  눈앞을 가로막는  날파리를 치운다고 폼이 나오질 않는다.

강 주변이라 더 그렇나? 아니 강이 아니고 하수 처리장인가?

평소 가던 저수지 쪽은 사람들이 많아 반대쪽을 택했는데 왜 이쪽은 사람이 적은지 알 것 같았다.

겨우 마쳤다.

운동을 했는데 자다가 계속 깼다.

아침에 일어나니 얼굴 피부가 뒤집어졌다.

가렵다.

화장도 엉망이 되었다.

날파리한테 진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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