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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안기행 Nov 16. 2018

밸류에드란 무엇인가

소격동, 공간 사옥


부장님께서 큰 턱을 쏘신다고 하셔서 쭐래쭐래 따라간 공간사옥. 흐드러지게 만개한 단풍을 보며 하하호호 맛있는 점심을 먹었다.


가장 한국적인 공간, 한국성의 뿌리같은 건축물이라는 수식어가 붙던 공간 사옥. 오랜기간 명성을 이어오던 이곳은, 공간의 경영난에 의해 2013년 공매에 붙여진다. 1차 공매는 아무도 응찰하지 않아 유찰되었으나, 기사를 접한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이 유찰가 150억에 이곳을 매입하였다. "공간 사옥은 공개적으로 버림받았고, 아무도 사는 사람이 없었어요. 이런 버려진 건축물에 아트(art)라는 힘이 들어갈 때 '어떻게 보여질 것인가'라는 물음을 사회에 던지고 싶었어요 ." 


그는 공간사옥의 원형을 최대한 보존한 채 복합 문화공간으로 바꾸었다. 김수근이 건축한 구 사옥에는 아라리오 갤러리를, 2대 소장인 장세양이 건축한 신사옥에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들을 유치했다. 3대 소장인 이상림이 건축한 한옥에는 까페계의 어벤져스라고 불리우는 프릳츠가 들어갔다.


갤러리를 앵커로 두고, 미슐랭이 들어간 레스토랑과 카페를 유치하여 그의 복합문화공간은 완성되었다. 일반적으로 통용되는 Value Add란 임대료를 더 많이 내는 임차인을 유치하여, 상업시설물의 가치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김창일 회장이 생각하는 Value Add는 이 공간을 더욱 "잘" 즐길 수 있게 만드는 임차인들을 유치하여, 풍부한 경험을 만드는 것에 중점이 있었다. 패스트푸드와 슬로우푸드에 비교하면 될까? 두개의 Value Add는 비슷한 것 같지만 분명 다르다. 기관이 아닌, 개인 투자자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고.


그의 투자가 성공적이었는지 아닌지 알기 위해서는 시간이 많이 지나야 할 것이다. 어쨌든 과거에는 출입이 제한되었던 공간사옥에 앉아,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창덕궁 뷰를 바라보며, 맛있는 음식을 먹는 호사를 누리니 나는 좋았다.


가을 단풍이 지기 전에 커피와 빵을 먹으러 한번 더 가야지.


#지안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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