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파란색을 좋아하는 이유

각자의 편안함들

by jiaopal

앞서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이성을 좋아하는 이유'에서 밝혔다시피 중학교 때 저는, 자퇴를 했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침에 일찍 일어나야 한다는 의무감이 사라지게 되었습니다. 덩달아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습관을 지니게 되었죠.

그러면서 느낀 점은 그전에는 몰랐던 새벽의 고요함이었습니다.


아무도 저를 부르지 않고, 제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그 생각조차 허공에 떠돌아다녀 그것이 마치 눈앞에 생생히 보이는 착각을 일게 하는. 그런 고요함 말입니다. 그 당시 그런 고요함은 거의 난생처음 느껴보는 것이었습니다. 선생님에게도, 친구들에게도, 심지어는 부모님에게도 방해받지 않은 시간이라니요. 저는 그러한 시간을 온전히 저에게만 할애했습니다. 글 쓰는 것을 좋아하기 시작한 것도 그때부터였습니다. 여하튼 너무나도 잠잠한 그 시간을 온전히 저에게 집중하고 있다 보니, 제가 몰랐던 많은 부분이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새벽 감성'이라는 단어를 흔하게 사용하곤 하지만 당시의 저는 그 감성이 무엇인지 감도 잡지 못한 채 제 안에서 폭발하는 감수성을 올곧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때의 편안함은 지금도 무슨 단어로 형용해야 할지 잘 모릅니다. 단순한 편안함은 아닙니다. 단순한 고요함도 아닙니다.


저에게 주어진 4~5시간밖에 안 되는 그 시간을 오로지 저에게만 써, 제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을 끄집어내게 되는 구간이었습니다. 창밖을 보면 검은색, 그러다 짙은 남색, 그러다 짙은 파란색으로 변하는 공기의 색 또한 너무나도 좋았습니다. 그때는 새벽의 공기나 냄새, 분위기 등에 집중했지 딱히 새벽의 '색'을 그리지는 못했습니다. 그저 어두컴컴한. 다소 어두운 톤의 색감만을 주로 생각했지요.


제목에서 이미 아셨겠지만, 저는 파란색을 매우 좋아합니다. 그냥 파란색도 아니고, 아주아주 짙은 파란색을 좋아합니다. 아실지 모르겠지만 유명 작가인 '이브 클라인'의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이야기하면 감을 잡으실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로 깊은 파란색을 보다 보면 저는 대체로 편안함을 느끼곤 합니다. 대게 파란색은 차가움이나 냉정함과 같은 뜻을 갖게 되었지만, 저에게 파란색은 이루 말할 수 없는 따듯함과 편안함을 주곤 합니다.


내가 파란색을 왜 좋아하는 걸까?

꽤 오랫동안 저에게 해온 질문입니다. 마찬가지로 꽤 오랫동안 답을 찾지 못했지만 최근에 회사를 그만두면서 다시 새벽의 기운을 느끼게 되면서 깨달았습니다. 제가 진정으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과 색이라는 점을요. 여러분은 어떤 색을 좋아하시나요? 왜 그 색을 좋아하시나요?

분명 그 이유가 있을 겁니다. 그 이야기도 함께 듣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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