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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검은전구 Dec 11. 2023

나이로 인해 ‘어른’이 되었습니다

옷장에 술 하나 정도는 숨겨놓을 수 있으면 ‘어른’ 아닌가요?

수능이 끝나 성인이 되기 한 달 정도 설레었다. 흔히 말하는 민증에 잉크가 마르지 않은 상태. 버스를 타고 지나가는 정거장 중 모든 버스가 지나가는 환승센터의 느낌이다. 태어나 모든 사람이 어른이 되지는 않지만 20살이 되면 어른이 된다.  무조건 적으로, 표면적으로 말이다. 시간이 흐르면 노화가 진행되듯이 그중에 가장 젊음을 가지고 있는 것은 20살, 이제 어른이 되는 사람인 것 같다. 학창 시절 모든 학생들은 어른이 되고 싶어 한다. 무엇인가 어렸을 적 하는 행동들에서 많은 어른들은 ‘네가 어른이 되면 해’ , ‘어른이 되면 네가 하고 싶은 거 해’, ‘그건 어른이 되면 다 할 수 있어’라는 말을 자주 했다. 그러니 ‘어른’이라는 단어에 기대감과 해방감이 섞여있었던 것 같다. 어른이 되면 정말 모든 것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착각인 것일까? 아님 사실일까. 양날의 검과 같았다. 어른이라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었고, 무엇이든 하면 안 되고 조심스러워해야 하는 나이였다.


한국에서는 나이가 참 중요하다. 강조의 ‘참’ 이 붙을 정도로. 나이로 위, 아래가 정해지고 위치가 정해진다. 참 이상한 일이지 않은가. 나이가 무엇이길래. 하지만 나이를 거스르는 경우도 생긴다. 어른이라서 생기는 일 중 하나다. 학창 시절에는 나이가 곧 수가 되기에 위아래가 정확히 정해진다. 재미있지 않은가? 나이로 인해 어른이 되는 데 사회에서는 나이를 거스르는 경우가 생긴다. 표면적으로 생기는 ‘어른’ 그것을 느끼는 것은 20살 그리고 20대 중반이 되어가며 사회에 점점 가까워질수록 나이를 거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생긴다. 어느 누군가는 당연히 20살에 경험한다. 자신보다 나이는 많으나 늦게 사회에 발을 들인 ‘어른’, 사회에 빨리 들어와서 ‘어른’의 흉내 내다가 ‘어른’이 되어버린 사람도. 다양하다.  


점점 나이가 많이 들수록 숫자에서 느껴지는 사회적 시선은 목덜미를 강제로 이끌고 ‘어른’이 되어버린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어른’ 말이다. 우리가 사는 이 사회에는 나이의 평균적으로 이뤄야 하는 것들이 있다. 20대 초에는 자신의 목표, 20대 중반에는 졸업장과 사회에 발을 들이는 것, 20대 후반에는 취업 아니면 사업을 하기 위한 기반 등 사회에서는 나이의 평균이 있다.  그것에서 벗어나면 뒤처진 사람 아니면 다른 사람, 긍정적으로 특별한 사람, 부정적으로는 미래가 없는 사람이었다. 참 재미있지 않은가? 학창 시절에는 대학교를 위해 달려왔더니 ‘어른’이 되어버리니 자신이 올바르게 ‘어른’이 되어가는 길을 찾으라는 말이. 이루기 위해 발버둥 치라는 말로 들린다. 참 우습다. ‘어른’이 무엇이길래, ‘어른스러운 자세’,‘어른이 되는 방법’ 등 이런 것들이 있는지.


나이로 인해 어른이 되었기에, 하는 모든 행동은 ‘어른’이 하는 행동입니다. 그러니 반박하지 마세요. 이런 어른도 있습니다.
옷장에 비상용 독한 술 한병 정도 숨겨놓았다면 ‘어른’ 아닌가요?, 더 이상 10대가 아니기에 어른입니다.
“이제 나이도 들었으니 어른이 되어야지”라는 말은. 거부하겠습니다.
 사회에서는 ‘어른’이고 싶지 않아도 ‘어른’이 되어 버립니다. 새로운 ‘어른’의 틀을 만들 테니, ‘어른’이 되어서 ‘어른’이 되라고 이야기하지 마세요.
‘어른’이 되길 바란 적 없습니다. 사회적 시선으로 ‘어른’이 되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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