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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담Tea Dec 26. 2023

고마워요 그렇게 살아 주셔서

[오늘도 나이쓰] 7

[ 우리는 그저 살기 위해 살지는 않습니다. 왜 사는지 묻고 따지고 싶어 산책을 하고, 글을 쓰고, 책을 읽으려 합니다 . 이래 저래도 이유는 분명하지 싶습니다. 어떻게 하면 '사람답게' 사는 건가에 대한 물음에 자기 자신만 잘 먹고 잘 사는 게 아니라 (나를 제외한 모든 인간은) 타인의 안녕도 챙기면서라고 대답하기 위해서입니다. 어느덧 열흘뒤면 2023년이 각자의 갤러리 속 한 장면, 한 장면으로 잠깁니다. 한 해 동안 내가 '오늘도 안녕'하게 살아내는데 도움을 준 모든 것(표상뿐만 아니라 물자체까지도)에 대한 인사를 해야 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입니다. 늦더라도 열흘 안에는 그 고마움을 고백해야겠습니다.

_________2023년에게 보내는 공개고백_6 ]



아침마다 만나는 계란프라이 흰자처럼 

그렇게 스멀스멀 왼쪽, 오른쪽 모두 블랙아웃

이제야 병든 수정체를 온전히 제거하고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한 모금의 담배 연기도 맡지 않았는데

공기주머니에 새하얀 꽃이 피었다

가빠오는 가슴이 되어서도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하루는 내 것 또 하루는 네 것

칠십 세 번, 삼백육십오일이 그렇게 여전하다

끊어진 어깨로 새벽을 열어 아침에 스며들면서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새벽 도시락 밑반찬같이

노란 마트 위에 별들이 총총하다

아침에 스며들게 새벽을 밀어 넣어주면서

내 세상을 다시 시작하련다

좋다 좋아 허허


그. 러. 게.


인상 쓰지 마라. 그럼, 표정이 된다

그 표정이 그런, 감정이 된다

그 감정으로 그렇게, 살게 된다

습관적으로 인상 쓰지 않아야 행복한 거라고


마음에 따라 

행과 불행이 좌우된다는 것을

열렬하게 깨우친 사람만이

깊은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거라고


세월이 지나면서 모든 사실 밑에 놓여 있는 

깊은 치유력을 몸소 보여주시는 당신들로부터 

우리 영혼 구석구석에 휘몰아치는

의지의 바람을 마음껏 맞아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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