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담Tea Sep 11. 2021

비가 내리는 아침이다. 나는 이런 비가 내리는 날은 기분이 참 좋아진다.

바람이 불지 않기 때문에 오로지 비에 집중할 수 있어서 더욱.

분명 우산을 쓰지 않으면 금방 젖을 비인데, 우산을 쓰고 싶지 않은 비.

차를 타고 어디론가 천천히, 미끄러지듯이 한참을 달리고 싶은 비.


안개비, 이슬비보다는 많이 굵지만, 소리가 살짝 곁들여진, 가랑비다.

대체로 조용하지만, 하던 일을 멈칫하고 잠깐만 집중하면 내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러다 어느새 일에 집중하다 보면, 다시 들리지 않는다.

마치 이어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같다. 마음을 어디에 두었는지에 따라 다르게 들리는 비다.


몸은 사무실이고, 눈과 손은 자판과 모니터에 가 있지만,

기계에서 손과 눈을 떼고 살짝 고개를 젖히면 윗 창틀에 선명하게 매달려 있는 빗방울

너머로 오버랩되는 빗줄기가 보인다.

눈으로만 확인할 수 있는, 비 내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는 비다.


화요일이고, 출근을 했고, 업무를 보고 있지만,

주변의 소리가 빗소리보다 더 크게 내 귀에 와닿지만,

방금 내린 커피를 한 모금 마시면서 잠시라도 멍하니 조용하게 내리는 비를 바라만 봐도

내 마음이 청춘이고, 그 마음이 평화이다.

작가의 이전글 달리기로 행복한 이유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