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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탐방록

개화산

산 전체가 힐링 공간

by 김세중

개화산은 서울시 강서구의 북서쪽 끝에 있는 산이다. 해발 128m의 개화산은 서울 전체에서도 서쪽 끝에 위치하며 김포공항이 남쪽 가까이에 있다. 개화산에는 이 산을 한 바퀴 도는 강서둘레길 1코스가 있다. 이 길은 일명 '개화산숲길'이다. 또한 일명 '강서한강길'인 강서둘레길 3코스의 일부 구간이 개화산 북쪽을 지난다. 그리고 강서둘레길 2코스가 개화산 동쪽 치현산을 지나 서남환경공원까지 이어진다.

개화산은 6.25 때 치열한 전투가 벌어졌던 곳으로 산 곳곳에 참호가 남아 있다. 김포공항쪽 산비탈 곳곳에 자동차 타이어로 쌓은 참호가 있다. 또한 개화산의 상당 구역이 군사시설로 군사보호구역이다. 개화산 북쪽 개화산전망대 부근은 예전에 군 훈련장이었던 곳이 지금은 개방되어 시민들이 산책을 즐긴다. 개화산에는 유서 깊은 사찰인 약사사와 미타사가 있다. 약사사에 고려 후기의 삼층석탑이 있어 약사사는 적어도 고려 후기에는 창건된 것으로 여겨진다. 개화산은 원래 이름이 주룡산이었다고 한다.

개화산에는 산을 한 바퀴 도는 강서둘레길 1코스가 있고 남북을 잇는 산길이 여럿 나 있다. 강서둘레길 1코스는 3.35km로 순환로이다. 산기슭에 나 있는 길로 도중에 하늘길전망대, 아라뱃길전망대, 개화산전망대 등의 전망대가 있고 개화산 호국공원, 미타사, 신선바위, 봉화정, 약사사, 개화산 체력단련장, 심정쉼터, 풍산심씨 묘역 등이 있다. 하늘길전망대에서는 김포공항의 활주로에서 비행기가 뜨고 내리는 것을 볼 수 있고 개화산전망대에서는 행주산성과 방화대교, 한강을 내려다볼 수 있다.

팔각정인 봉화정 부근에 개화산봉수대가 있다. 16세기의 기록(신증동국여지승람)에 개화산봉수대에 대해 언급되어 있고 오늘날은 모형이 세워져 있다. 봉수대에서 조금 내려오면 헬기장이 있고 대단히 넓은 평탄한 땅이 펼쳐져 있다. 개화산전망대도 이곳에 있다. 계속 내려가면 군부대가 나오면서 길이 막혀 있고 왼쪽으로 내려가면 상사마을이 나온다. 강서둘레길 1코스를 걷는 도중에 산 아래 마을로 내려가는 길이 여럿 있다. 개화산 서쪽의 내촌마을, 신대마을, 상사마을 등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개화산을 한 바퀴 도는 순환로인 강서둘레길 1코스 외에 남쪽과 북쪽을 잇는 산길이 여럿 있다. 자동차가 다니는 길에는 길가에 나무데크로 보도가 만들어져 있다. 이 길은 약사사까지 이어져 있다. 차가 다니는 길 위쪽으로 산비탈에 나무데크길이 나 있다. 가장 최근에 생긴 길이다. 나무데크길보다 위쪽으로 숲속에 등산로가 있고 등산로를 오르다 보면 '개화산' 표석이 서 있다. 재미있는 것은 표석에 '개화산 해발 128m 현위치 114m'라고 새겨져 있다는 것이다. 아마도 정상은 군부대여서 해발 114m인 곳에 표석을 세운 듯하다. 이 세 길이 만나는 곳이 약사사에서 남쪽으로 200m 가량 떨어진 곳이다.

이곳에서 동쪽으로 접어들면 바로 개화산 체력단련장이다. 이곳은 2017년부터 2018년까지 도시 소생물 서식공간 복원사업이 펼쳐진 곳으로 건습지, 휴게데크, 숲속쉼터 등이 조성되어 있다. 예전에 주민들이 여기저기 만든 배드민턴장이 다 철거되고 쾌적한 휴식 공간이 만들어졌다. 생태 환경이 회복되어서인지 새들이 높은 나뭇가지 곳곳에서 지저귀는 것을 볼 수 있다.

개화산 동쪽에 개화산의 줄기라 할 수 있는 치현산이 있다. 꿩이 많이 살았다 하여 치현산이라 한다. 치현산에 치현정이 있어 이 정자에서는 한강이 눈앞에 펼쳐진다. 강서둘레길 2코스는 치현산과 그 동쪽의 서남환경공원에 난 길로 역시 산책하기에 훌륭하다. 특히 서남환경공원에는 메타세쿼이아가 하늘을 찌를 듯 솟아 있고 탁 트인 넓은 공간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서남환경공원의 남쪽 끝 도로변에는 옹기골근린공원이 있다.

개화산에는 길이 참 많다. 개화산숲길인 강서둘레길 1코스가 있는가 하면 나무데크길 보도가 있는 자동차길,, 나무데크길, 산길이 있다. 그밖에도 오랜 세월에 걸쳐 생겨난 많은 오솔길이 있다. 길도 많지만 휴게쉼터도 곳곳에 있고 체육시설도 여러 군데 있다. 산 전체가 힐링을 위한 공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길은 사통팔달 다 연결되어 있고 취향에 따라 시간 여유에 따라 골라서 걸을 수 있다. 지하철 5호선 방화역과 개화산역에서 가까운 개화산은 교통도 편리하다.

2021.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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