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문이 들지 않게 글을 쓸 수 없나
베트남의 한 부동산 재벌 회장이 체포됐는데 그녀의 횡령액이 베트남 GDP의 6%에 해당한다고 해서 놀랐다. 어찌 그 정도일 수가 있을까. 한국 돈으로 16조원 정도라 한다. 그런데 내 눈길은 이 기사 속의 한 문장에 꽂혔다. "작년 10월, 란 회장을 체포해 수사하던 검찰은 지난달 17일 이 사건과 연루된 85명 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습니다."가 그것인데 나로서는 도무지 이해하기 어렵다. 검찰이 범죄자들을 검찰에 송치했다니 이게 도대체 무슨 뜻인가. 검찰도 조직이 방대하니까 검찰의 한 부서가 검찰의 다른 부서로 범죄자들을 송치했단 말인가. 아무리 이해하려 해보지만 고개가 갸우뚱거려짐을 어쩔 수가 없다. 내 이해력이 부족한 건지 기자가 기사를 잘못 썼거나 요령 없이 쓴 건지 알 수가 없다.
이 기사를 읽으면서 나는 우리나라 형사소송법 제200조의4를 떠올리게 된다. 그 조의 제1항은 이렇다.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여 검사의 청구로 관할지방법원판사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여야 한다."라고 했는데 구속영장은 검사가 청구한다는 건가 사법경찰관이 청구한다는 건가? 이 조문이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은 나만인가, 그게 아니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느끼는가? 나만 이상하게 느낀다면 나의 독해력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고 다른 사람들도 이상하게 느낀다면 법조문이 잘못된 것이다. 제발 글을 좀 똑바로 쓰자. 의문이 느껴지지 않도록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