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가들의 권리
비가 온다. 지금이 가을이란 걸 부정할 사람은 없을 테고 그럼 지금 내리는 비는 가을비다. 비가 내리니 비를 노래한 가요들을 떠올려 보았다. 최헌의 <가을비 우산 속>도 생각나고 채은옥의 <빗물>이란 노래도 생각난다. 한편 패티 김의 <초우>라는 노래가 떠오른다. 이 초우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초우가 무슨 뜻인가. 초우는 한자로 어떻게 쓰는가. 초우는 국어에 있는 말인가. 국어사전에 올라 있는가. 국어사전에 없는 말이라면 왜 없는가. 누가 새로 만든 말이라면 누가, 언제, 무슨 뜻으로 만들었을까. 이런 등등이 필자가 품은 의문이다. 인터넷 곳곳에서 여러 자료를 찾아 어느 정도 답을 얻을 수 있었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말이다.
먼저 국어사전에는 初虞가 있을 뿐 初雨도 없고 草雨도 없다. 初虞는 '장사를 지낸 뒤 처음 지내는 제사'라는 뜻이니 비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그렇다면 패티 김이 부른 노래 초우는 初雨인가 草雨인가. 답은 분명하다. 草雨다. 왜냐하면 이 노래는 1966년에 제작된 영화 草雨의 주제곡이기 때문이다.
영화 草雨는 1966년 정진우 감독이 연출하고 신성일, 문희, 트위스트 김이 주연으로 출연한 영화다. 그러니까 草雨라는 말은 정진우 감독이 만들어냈을 가능성이 상당히 커 보인다. 물론 흥행이 중요할 수밖에 없는 영화사 관계자의 의견이 작용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지만 말이다. 아무튼 1966년 제작된 이 영화는 그해 베니스영화제에 참가를 신청했다는 기록이 있다. 다음과 같다. 참가 신청을 했다는 기사일 뿐 이 작품이 베니스영화제에 참가했는지 여부는 확실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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