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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과문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들으면 되나

by 김세중

한 신문에 한 반려견 견주가 올린 사과문이 기사에 등장했다. 사정은 이렇다. 반려견이 엘리베이터에 큰 거를 실례한 모양이었다. 그걸 모르고 주인은 반려견과 함께 내렸단다. 아무리 휴대전화를 보느라 몰랐다고 하지만 모를 수가 있나? 어떻든 그 뒤에 엘리베이터에 탄 주민이 그 모습에 경악했음은 말할 나위도 없다. 곧 관리사무소에 신고했을 것이고 신고를 받은 관리사무소측은 즉각 청소함은 물론, 개 주인은 사과하라고 방송했던 것 같다. 이에 개 주인은 아래와 같은 사과문을 붙였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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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문이 가관이다. 우선 한자투성이다. 요즘 어떤 안내문, 공고문, 공지문 따위에 한자를 쓰나. 한자를 쓰면 한자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읽을 수가 없다. 무슨 말인지 알지 못한다. 모르는 외국어를 쓴 것과 별로 다르지 않다. 견주는 왜 사과문을 한자로 썼을까. 한자에 푹 젖어 살았던 90 노인이라도 되는 것일까.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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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편리하고 쉬운 한국어를 꿈꿉니다. '대한민국의 법은 아직도 1950년대입니다'(2024), '민법의 비문'(2022), '품격 있는 글쓰기'(2017)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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