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19일(금)
어느덧 마지막날이다. 시간이 어쩌면 이리도 빨리 흐르는지! 오전에는 먼저 인타운체크아웃을 하고 나서 중정기념당을 보기로 했다. 그리고 점심을 먹고 공항으로 나가고. 아침에 또 밖으로 나왔다. 인타운체크아웃하는 곳으로 가는 길을 점검할 겸 터벅터벅 타오위안행 MRT 역으로 걸어갔다. 역시 와보길 잘했다. 전날 대충 위치만 파악했을 뿐 정확한 출입구까진 기억해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접근 동선은 미로 찾기나 다름없었다. Y16U를 이용해야 했다. 무거운 가방을 들고 가려면 계단을 오르내릴 수는 없고 엘리베이터를 타야 했는데 Y16U가 바로 그 길이었다.
호텔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고 체크아웃할 준비를 마쳤다. 방을 나가기 전에 사흘 묵었던 방을 사진에 담아두었다. 널찍한 트윈베드룸이었다. 밤에 잘 때 등이 꺼지지 않는 게 몇 있어 좀 성가셨을 뿐 5성급 호텔답게 쾌적했다. 양치 도구가 없는 건 특이했다. 세계가 다 그런가. 모르겠다. 8시 정각에 6층 프런트로 내려갔다. 첫날 체크인할 때와 달리 체크아웃엔 시간이 별로 걸리지 않았다. 君品酒店, 프랑스어로는 Palais de Chine다. 타이베이역 가까이에 근사한 호텔이 있었다.
아침에 미리 와보았기에 가족을 이끌고 천천히 인타운체크아웃하는 곳으로 걸었다. 10분이 채 안 걸렸다. 지하상가를 보더니 딸은 이런 데가 있었구나 하며 감탄했다. 상가를 지나니 공항 가는 MRT역 개찰구에 이르렀고 그 옆이 인타운체크아웃하는 곳이었다. 공항에서 짐 맡길 때와 똑같은 절차를 거쳤다. 기계를 통해 가방 안에 금지 품목이 없는지를 확인하는 절차가 마지막이었다. 이제 홀가분한 차림이 되었다.
중정기념관에 가기 전에 아침 식사를 해야 했다. 호텔에서 먹을 수도 있었지만 딸은 일부러 한 곳이라도 더 맛집에 데려가고 싶었던 것이다. 아침을 먹으러 찾아간 식당은 타이베이의 유명한 맛집이었다. 타이베이역에서 지하철로 한 정거장인 善導寺역 부근이라 지하철을 타기로 했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펀패스카드를 대도 개찰구 문이 열리지 않았다. 바로 옆에 지하철 직원이 있었다. 3일치 카드를 샀는데 이미 유효기간이 지났다고 했다. 새로 표를 사야만 했다. 귀찮아서 역 밖으로 올라와 택시를 잡았다. 마침 택시가 있었다. 맛집 阜杭豆漿(푸항또우장)까지는 금방이었다.
푸항또우장은 굉장했다. 무슨 식당이길래 줄이 이렇게 기나. 이미 거기 가는 택시에서 이 식당의 명성에 대해 들었다. 우리가 푸항또우장 간다 하니 웃으며 자기는 안 가봤다 했다. 언제나 밖에서 줄이 길게 서 있어서 타이베이에 살면서도 가보지 않았다는 것이다. 우리는 무려 30분가량 줄을 섰다. 드디어 2층에 있는 식당에 이르렀다. 이 식당이 특이한 것은 또 있었다. 차례가 되어 직원에게 주문할 음식을 말하면 그 자리에서 바로 내준다. 모든 게 준비되어 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2018년부터 미슐랭 별을 받았음이 적혀 있었다. 외국인이 많이 찾는지 영어로는 Fuhang Soy Milk라 적혀 있었고 한국어로는 푸항두유라 씌어 있었다. 일본어도 있었다. 식당은 넓었고 의자는 모두 간이의자였다. 먹고 바로 나와야 했다. 현지인이 많았지만 곳곳에 외국인들이 눈에 띄었다. 미슐랭 별을 받는 음식점이라면 꽤 근사한 식당을 떠올렸는데 여긴 전혀 그렇지 않다. 대중식당이다. 30분이나 기다려야 했던 것 치고는 정작 음식은 대단히 감탄할 정도는 아니었다. 담백하단 느낌은 확실히 들었다. 콩국물이 부드럽게 목으로 넘어갔다. 도대체 무엇이 이 식당을 그토록 사람들이 오래 기다리면서까지 먹으러 오게 하는가. 참을성 있는 자만이 푸항또우장의 담백한 음식을 먹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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