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맥주가 유명한 것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라도 안다. 유명한 만큼 독일 맥주는 맛있다.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다. 이렇게 맛있는 독일 맥주는 어떤 맥주일까? 내 생각에 독일 맥주는 기본에 충실한 맥주인 것 같다. 그 이유는 바로 '맥주 순수령' 때문이다.
맥주 순수령
맥주 순수령이란 맥주를 보리(몰트)와 홉 그리고 물만 넣어 만드는 것을 말한다. 이 법의 최초 목적은 맥주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 500년 전, 당시 바이에른 지역의 백작이었던 빌헬름 5세는 빵을 만들 밀이 부족해지자 밀로 맥주를 만들지 못하게 했다. 이런 과정에서 과일이나 여타 곡물을 첨가하는 것 또한 금지시켰다. 웃긴 건 이후 백작 자신은 이 법에서 면제되어 특혜를 누리며 양조장까지 설립했다는 것이다. 오늘날 '호프브로이하우스'라고 불리는 양조장이 바로 그것이다.
이후 이 법은 독일 전역으로 퍼져나가 19세기 초까지 이어졌다. 이후엔 밀맥주도 합법화가 되고 다양한 규제들이 풀렸다. 500년 전을 돌이켜 보면 당시 빌헬름 5세는 매우 양아치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그로 인해 오늘날의 독일 맥주가 있다고 볼 수도 있다. 한정된 재료로 더 좋은 맛을 내려고 노력한 결과가 오늘날의 맥주일 테니 말이다. 어느 분야이든 가장 중요한건 기본에 충실하는 것 같다.
맥주 천국 뮌헨
뮌헨은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맥주 도시다. 호프부루어리(Hofbräu)나 아우구스티너(Augustiner) 와 같이 세계적으로 유명한 맥주의 양조장을 다수 보유한 도시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매년 10월이면 세계에서 가장 큰 맥주축제인 '옥토버페스트'가 열리는 도시 또한 뮌헨이다. 워낙 크고 유명한 축제라 옥토버 기간엔 이곳의 숙박 값이 2배에서 3배 이상 뛰기도 한다.
뮌헨에는 맥주의 신세계를 경험시켜줄 독특한 맥주집이 많이 있다. 바로 대규모의 맥주집 비어가든과 비어홀이다. 하지만 이곳에 몇 가지 룰을 모르고 갔다간 빈정상해서 돌아올 수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먼저 오스트리아의 아우구스티너 브루어리처럼 셀프서비스로 운영되는 곳이 많다. 직접 맥주와 음식을 가져다 먹어야 하는 것이다. 게다가 미리 안주를 준비해 가도 되는 것 까지 같다. 하지만 한 가지가 다르다. 오스트리아식은 전 매장이 셀프였다. 하지만 뮌헨식은 식탁보가 없는 테이블만 셀프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 이유는 루드비히 1세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양조자들은 실내뿐만 아니라 야외에서도 맥주를 판매할 수 있게 해 달라고 왕에게 청했다. 이들의 부탁에 왕은 그들의 청을 들어주었고 이는 지금의 비어가든과 같은 형태로 발전했다. 이후 맥주 양조자들은 큰돈을 벌어들였지만 머지않아 문제가 생겼다. 비어가든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맥주만 사 먹고 음식을 주문하지 않기 시작한 것이다. 아무래도 직접 안주를 준비해서 가는 것이 더 싸게 먹혔기 때문이다. 이에 양조자들은 왕에게 음식을 싸오지 못하게 해 달라고 다시 청원했다. 루드비히 1세는 고심에 빠졌다. 맥주 양조자들의 부탁을 들어주면 가난한 서민들이 맥주를 즐기기 힘들어지기 때문이었다. 이에 루드비히 1세는 식탁보가 있는 곳에선 음식을 주문해야 하지만 없는 곳에선 음식을 싸와도 되는 것으로 결정한다. 이후 이런 문화는 오늘날까지 이어져 뮌헨의 독특한 문화로 자리 잡았다. 만약 비어가든에 방문했을 때 테이블에 식탁보가 깔려있지 않다면 셀프서비스 좌석인지 확인해 볼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유럽치곤 매우 자유로운 분위기를 가진 곳이 비어가든(비어홀)이다. 웨이터의 안내 없이 자리를 찾아 앉아야 하는 곳이 있고 합석이 기본인 곳도 있다. 단 스탐티쉬(Stammtisch)라고 쓰여 있는 자리는 예약석이므로 함부로 앉았다 부끄러워지는 상황을 맞이할 수도 있다.
뮌헨의 맥주들(독일 맥주 용어)
헬레스(Helles)
바이에른 지역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맥주다. '밝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노란색을 가진 라거이다.
바이첸(Weizen)
바이첸은 독일어로 '밀'을 뜻한다. 그렇다고 완전한 밀맥주는 아니다. 보리와 밀을 배합 해서 만든다. 이때 밀 함유량이 50%를 넘지 않으면 바이첸이라 부르지 않는다.
둥켈(Dunkel) 둥클레스(Dunkles)
뮌헨의 검은색 계열의 맥주로 둥켈은 '진하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불에 태운 몰트를 사용해 색이 검고 고소하다.
둥클레스 바이스비어(Dunkles Weissbier)
말 그래도 밀 맥아를 검게 태워 만든 맥주다.
Clausthaler Original
양조장 : Frankfurt, Germany Binding-Brauerei (Oetker Group)
내평점 : 3/5
도 수 : 0.5%
타 입 : Low Alcohol
방 식 : Bottle
무알콜 맥주랑 같은 느낌. 술 잘 못하는 분들에게 좋은 맥주일 듯.
Beck's
양조장 : Bremen, Germany Brauerei Beck & Co./Becks (InBev)
내평점 : 3/5
도 수 : 4.8%
타 입 : Premium Lager
방 식 : Can
한국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맥주. 부담 없이 즐기기 좋은 라거 같다.
Licher Pilsner
양조장 : Lich, Germany Licher Privatbrauerei (Bitburger)
내평점 : 4/5
도 수 : 4.9%
타 입 : Pilsner
방 식 : Can
것돌지 않는 상큼한 맛이 일품인 맥주.
Krombacher Pils
양조장 : Kreuztal-Krombach, Germany Krombacher Privatbrauerei Kreuztal
내평점 : 2/5
도 수 : 4.8%
타 입 : Pilsner
방 식 : Can
별로 였다. 필스 특유의 맛을 기대하고 마셨지만 바디감부터 맥아 향까지 그렇게 좋은 느낌을 받지 못했다.
Paulaner Hefe-Weissbier Naturtrüb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3/5
도 수 : 4.6%
타 입 : German Hefeweizen
방 식 : Can
호박색 맥주. 살짝 달짝지근하다. 원래 단맛이 드러나는 맥주를 싫어하는데 이건 맛있게 마셨다.
Perlenbacher Alkoholfrei
양조장 : Neckarsulm, Germany Frankfurter Brauhaus (TCB Beverages)
내평점 : 3/5
도 수 : 0.0%
타 입 : Low Alcohol
방 식 : Plastic
무알콜은 항상 신기하다. 그렇다고 맛없지도 않은 게 더 신기하다.
Perlenbacher Pils
양조장 : Neckarsulm, Germany Frankfurter Brauhaus (TCB Beverages)
내평점 : 3/5
도 수 : 4.9%
타 입 : Pilsener
방 식 : Bottle
담백하고 씁쓸한 맛이 조화로운 좋은 필스.
Hofbräu München Original
양조장 : Munich, Germany Staatliches Hofbräuhaus München
내평점 : 4/5
도 수 : 4.9%
타 입 : Helles
방 식 : Bottle, Draught
깔끔한 라거의 정석이란 느낌. 향과 탄산 그리고 바디감 까지 매우 자연스러운 맥주
Hofbräu München Dunkel
양조장 : Munich, Germany Staatliches Hofbräuhaus München
내평점 : 4/5
도 수 : 5.5%
타 입 : Dunkel
방 식 : Bottle, Draught
달짝지근하면서 고소한 둔켈의 정석. 머릿속에 그리던 딱 그 둥켈이다.
Paulaner Salvator (왼쪽)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3/5
도 수 : 7.9%
타 입 : Doppelbock
방 식 : Bottle
소맥 맛이 나는 맥주.
Paulaner Hefeweissbier Dunkel (중간)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5.3%
타 입 : Dunkelweizen
방 식 : Bottle
밀로 만든 둔켈 답게 향긋한 밀의 향과 고소한 맛이 함께 난다. 바디감이 살짝 아쉽긴 하지만 맛있게 마신 맥주.
Paulaner Original Münchner Urtyp (오른쪽)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3/5
도 수 : 5.5%
타 입 : Helles
방 식 : Bottle
맛은 있으나 맥아의 단맛이 강하게 나서 3점을 준 맥주.
Paulaner Ur-Dunkel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5.0%
타 입 : Dunkel
방 식 : Bottle
고소한 맛이 일품인 맥주. 내가 생각하는 딱 그런 둔켈이어서 좋았다.
Hacker-Pschorr Münchner Alkoholfrei Naturtrübes Helles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1/5
도 수 : 0.5%
타 입 : Helles
방 식 : Bottle
미안하지만 1점이다. 세상에서 가장 맛없다. 꿀 향이 맴돌아 단맛을 기대하게 만들곤 그냥 밍밍한 맛이 난다. 꿀 향만 안나도 1점은 아닐 텐데... 기분을 나쁘게 만드는 맥주다.
Hacker-Pschorr Münchener Gold (Munich Gold)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3/5
도 수 : 5.5%
타 입 : Dortmunder/Helles
방 식 : Bottle
단맛이 강한 맥주를 싫어하는 나에겐 피니쉬에 단맛이 좀 길게 남는 게 아쉬웠다. 뭔가 미끌미끌 거리는 느낌이 나는 게 별로였지만 청량감이 좋아 3점.
Hacker-Pschorr Münchner Kellerbier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5.5%
타 입 : Zwickel/Keller/Landbier
방 식 : Bottle
알싸하기도 하면서 달달한 맛이 좋았던 맥주다. 달짝지근함이 처음엔 거슬리지만 홉의 쓴 맛이 이를 정화시켜준다.
Hacker-Pschort Hefe Weisse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5.5%
타 입 : German Kristallweizen
방 식 : Bottle
밀의 향의 맴도는 부담 없이 마시기 좋은 맥주. 맛있었다.
Hacker-Pschorr Münchner Dunkel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5.5%
타 입 : Dunkel/Tmavý
방 식 : Bottle
고소하지만 가볍지 만은 않은 흑맥주. 향도 목 넘김도 좋았다.
Hacker-Pschorr Sternweisse
양조장 : Munich, Germany Paulaner Brauerei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5.5%
타 입 : Dunkelweizen
방 식 : Bottle
목 넘김과 피니쉬가 좋은 맥주. 전반적으로 깔끔하다.
Weihenstephaner Hefeweissbier
양조장 : Freising, Germany Bayerische Staatsbrauerei Weihenstephan
내평점 : 3/5
도 수 : 5.4%
타 입 : German Hefeweizen
방 식 : Bottle
바디감이 살짝 아쉬웠던 맥주.
Löwenbräu Triumphator
양조장 : Munich, Germany Löwenbräu Munich (InBev)
내평점 : 4/5
도 수 : 7.6%
타 입 : Doppelbock
방 식 : Bottle
쌉쌀한 맛과 풍미가 매우 좋았던 맥주.
Augustiner Weissbier
양조장 : Munich, Germany Augustiner-Bräu
내평점 : 4/5
도 수 : 5.4%
타 입 : German Hefeweizen
방 식 : Bottle
발렌스가 좋게 느껴진 맥주.
Augustiner Edelstoff
양조장 : Munich, Germany Augustiner-Bräu
내평점 : 3/5
도 수 : 5.4%
타 입 : German Hefeweizen
방 식 : Draught
깔끔한 라거.
Augustiner Dark Beer
양조장 : Munich, Germany Augustiner-Bräu
내평점 : 4/5
도 수 : 5.4%
타 입 : German Hefeweizen
방 식 : Draught
상큼한 향이 좋은 흑맥주.
Löwenbräu Original
양조장 : Munich, Germany Löwenbräu Munich (InBev)
내평점 : 4/5
도 수 : 5.2%
타 입 : Pale Larger
방 식 : Draught
바디감이 좋은 라거 맥주. 매우 깔끔하다.
Franziskaner Royal Vintage Wheat Beer
양조장 : Munich, Germany Spaten-Franziskaner-Bräu (InBev)
내평점 : 4/5
도 수 :
타 입 :
방 식 : Draught
뢰벤브로이를 방문했을 때 빈티지 계열이 있어 호기심에 주문했다. 이 역시 바디감이 좋아 맛있게 마셨다.
Andechs
양조장 : Andechs, Germany Klosterbrauerei Andechs
내평점 : 3/5
도 수 : 4.8%
타 입 : Dortmunder/Helles
방 식 : Bottle
뮌헨 근교의 아주 작은 도시에 양조장이 있다. 마지막 날 입가심으로 마신 맥주로 엄청 맛있다기 보단 가볍게 마시기 좋았다.
Chiemseer Hell
양조장 : Rosenheim, Germany Auerbräu Rosenheim (Schörghuber)
내평점 : 4/5
도 수 : 4.8%
타 입 : Dortmunder/Helles
방 식 : Bottle
뮌헨 여행 중 타 지역 맥주를 먹어보고자 구입했다. 탄산염도 적당해 맛있게 마신 맥주다.
개인적으로 맥주를 기억하기 위해 평점을 매기게 되었습니다. 그러므로 절대 객관적인 것이 아닌 순전히 100% 개인적 취향이 반영된 평점입니다. 분위기나 보관상태에 따라 맥주 맛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평점은 재미로만 봐주시기 바랍니다. 제 나름대로의 기준은 이렇습니다.
5점 : 정말 맛있다.
4점 : 맛있다.
3점 : 맛있는데 뭔가 아쉽다.
2점 : 맛없다.
1점 : 먹다 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