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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Jan 25. 2024

흰 양말 갈아 신는 고양이

"우리 집 고양이는 양말을 매일 갈아 신어"

"진짜? 어쩐지 깨끗하더라" 


진짜로 믿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으나

고양이를 처음 마주하는 친구에게

놀리듯 농담을 한 적이 있다. 



흰 양말을 네 발 모두 신은 도도를

보고 있으면 여러 가지가 떠오른다.


도라에몽 주먹이라기엔 조금 하찮고

흰 솜방망이라 하기엔 조금 약하고

가장 적합한 건 아무래도 '망고스틴'인 듯하다. 


망고스틴입니다. 


망고스틴과 비슷한 도도의 양말을

  보고 있으면

정말로 가끔은 생각한다.


"혹시 나 몰래 양말 갈아 신나?" 


방금 껍질을 까고 속살을 처음 비춘 것 마냥

도도의 흰 발은 때 묻지 않은 순백 그 자체다. 



집사는 흰 양말을 신고

집 안에만 있어도 금방 더러워지는데...


너의 양말은 도대체 

매일 씻는 나보다도 

왜 깨끗해 보이는 거지? 





분명 그 하얀 양말을 신고

지저분한 쓰레기통도 뒤지고

화장실 모래도 박박 긁고 

먼지가 가득한 소파 밑에도 들어가는데...



왜 너는 씻지도 않는데

왜 나보다 깔끔해 보이는 거지?! 



양말을 갈아 신는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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