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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슬로 Feb 24. 2024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매일 아침

매일 저녁


나는 도도와 눈 맞춤으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침대가 작아 보이지만 못 본 척해주세요. 


한 침대 안에서도

각 자의 자리가 있다.


도도는 내가 애착인형으로 쓰던

파란색 펭귄을 침대로 쓰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도도도 기척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자려고 누우면

도도도 (눈치껏) 자리에 눕는다 


굿모닝이야 집사


가끔은 눈 떠보니 

부담스러운 얼굴에

웃을 때도 있고 


가끔은 새근새근

아직 자고 있는 

도도 얼굴을 

쓰다듬기도 하고


가끔은 동시에

눈이 마주쳐

서로를 빤히 응시한다.

(이 정도면 부부 아닌가)

 

거꾸로 보는 집사 (그럼 좀 이쁜가)

고양이에게 눈 맞춤은 

또 하나에 애정표시인듯하다.


고양이마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우리 집 도도는 자고로 츤데레에 정석이다.


집사에 시선이 자신에게서 떨어지는 건 싫지만

정작 자신을 만지거나 다가오는 건 싫어한다.



이렇게까지 날 봐야 해? (내가 그리 이쁜가)


가끔은 안쓰러울 정도로 

나에게서 시선을 갈구할 때가 있는데


책상에서 집중해서 

몇 시간 동안 작업을 하고 있으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얼굴이 구겨지더라도

나를 기필코 보고야 만다.


나를 봐봐라 집사야.


어디들 가든 도도에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나를 쫓아다니는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답례로

무엇을 해줘야 한다

고민한다.


열에 아홉은

참지 못하고

도도를 끌어안지만


열에 한번 정도는

도도가 원하는

눈 맞춤으로 답례를 해준다.




오늘도 도도와

눈 맞춤으로 

행복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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