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눈을 바라봐. 넌 행복해지고"
매일 아침
매일 저녁
나는 도도와 눈 맞춤으로
하루의 시작과 끝을 함께한다.
한 침대 안에서도
각 자의 자리가 있다.
도도는 내가 애착인형으로 쓰던
파란색 펭귄을 침대로 쓰고 있다
아침에 눈을 뜨면
도도도 기척에 눈을 뜨고
저녁에 자려고 누우면
도도도 (눈치껏) 자리에 눕는다
가끔은 눈 떠보니
부담스러운 얼굴에
웃을 때도 있고
가끔은 새근새근
아직 자고 있는
도도 얼굴을
쓰다듬기도 하고
가끔은 동시에
눈이 마주쳐
서로를 빤히 응시한다.
(이 정도면 부부 아닌가)
고양이에게 눈 맞춤은
또 하나에 애정표시인듯하다.
고양이마다 조금은 다르겠지만
우리 집 도도는 자고로 츤데레에 정석이다.
집사에 시선이 자신에게서 떨어지는 건 싫지만
정작 자신을 만지거나 다가오는 건 싫어한다.
가끔은 안쓰러울 정도로
나에게서 시선을 갈구할 때가 있는데
책상에서 집중해서
몇 시간 동안 작업을 하고 있으면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와서
얼굴이 구겨지더라도
나를 기필코 보고야 만다.
어디들 가든 도도에
시선을 느낄 수 있다.
나를 쫓아다니는
어린아이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답례로
무엇을 해줘야 한다
고민한다.
열에 아홉은
참지 못하고
도도를 끌어안지만
열에 한번 정도는
도도가 원하는
눈 맞춤으로 답례를 해준다.
오늘도 도도와
눈 맞춤으로
행복을 채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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