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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인 Apr 21. 2023

아 문제는 풀이 아니라 돌돌돌

캠핑카에서 먹고자는 텃밭 고군분투기 8

우리 밭은 풀밭이 아니었습니다.

돌밭이었습니다.

두둥


이때 알아봤어야했어요. 샤워텐트 철심이 안 박히더라구요.
그냥 군데군데 큰 돌덩이가 있나보다 했죠.
그러나 맨바닥을 드러낸 땅은 말합니다. 자기 돌부자래요.

에라 모르겠다.


손으로 주섬주섬 돌을 골라냅니다.

힘들면 에라 모르겠다 산책을 가고
어느 날은 에라 모르겠다 드론을 날리구요.
또 어느 날은 저수지 산책하느라 오후가 다 갑니다.
그러다 에라 모르겠다 냉이를 캐고
다음 날은 더더 많이 캡니다.
3월 어느 날 겨울잠에서 깬 친구랑 인사도 하고
따뜻한 4월 또 에라 모르겠다 고사리 따러 총총총

허송세월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흐음 왜죠? 나름 바쁜데


밭일하느라 바빠야 할 봄에

산으로 들로 봄구경만 다녀서 그런가 봐요.



전화위복

우리 밭에 돌이 쌓여갑니다. 나름 일도 했으니까요. 씨익
돌탑도 쌓아보구요.
밭에 큰 돌을 듬성듬성, 강아지들 쉬야석
적당히 무거운 돌은 타프 안날리게 고정석
나머지 돌은 다 섞어 밭 가장자리 경계석

이쯤 되니 돌밭이 썩 나쁘진 않습니다.

골라내는 일이 꽤 고돼서 그렇지요.


큰 돌은 곡괭이로 들어내고
작은 돌은 구멍 송송 난 컨테이너에 흔들어줍니다.

이게 꽤 전신운동이예요.

어깨, 뱃심, 다리힘

돌밭이 운동까지 시켜주다니


좋아요. 좋습니다.

저는 생활형 근육을 사랑하거든요.


돌탑에 기대어 고사리도 말려봅니다.

돌밭 아니면 어쩔 뻔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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