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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혜인 May 05. 2023

4월에 일군 우리 밭 채소들

2023년 4월 텃밭근황

우리 밭에도 4월이 찾아왔어요.

대나무 틀밭 2개와 밭 귀퉁이를 조금 일구었습니다.
오래된 씨앗이 날까 싶어 트레이에 씨앗도 심어보았어요.
비소식 전날 옥수수 씨앗도 심었구요.
틀밭 1호는 흙까지 마쳤으니 심을 준비가 됐습니다.
마끈으로 구간을 나누어 씨앗을 뿌려주었지요.

아 심은 대로 다 올라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럼 정말 기적일 거예요.


하나씩 사모으던 오래된 씨앗이라

과연 생명 에너지가 아직도 살아있을지

참말로 모르겠거든요.




아래 밭 할머니께서 상추 한 박스를 주셨습니다.

상추밭을 속아냈다며 저녁에 쌈 싸먹으라고 담아주셨어요.
다듬고 보니 뿌리가 붙은 상추는 심어도 좋겠다 싶은걸요.

할머니 덕분에 상추를 따 먹는 날이

올지도 모르겠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곤 서리가 내려 추운 아침도 있었고
화창하고 포근한 오후도 있었으며
해질 녘까지 더워 뒷산산책을 다니던 저녁도 종종 있었습니다.


시간은 4월 말이 다 되어가는데

오래된 씨앗은 아무 싹도 나지 않네요.


모두 무엇이 될 가능성이 충만했을 텐데

너무 오래 방치했나 봅니다.

아이코

새 씨앗을 준비했어요.
옥수수 씨앗을 새로 심고 물도 주었습니다.
파종부터 수확까지 단 20일이라는 빨간 무 씨앗도 심구요.
잎이 곱슬곱슬한 컬리 케일도 심었습니다.

루꼴라(로켓) 샐러드 잎도

샐러리 씨앗도 뿌려주었어요.


모두 새 씨앗이니

발아율이 낮은 품종이라도

싹이 올라오긴 하겠지요?


생각만 해도 신이 납니다.



공생

맨 땅이었던 밭에 잡초가 가득 자랐습니다.

공기와 햇빛만 있다면

이렇게 메마른 돌밭에도

잘 자라는 식물이 있다니

식물 에너지는 참 놀라워요.


이런 식물 에너지를 어떻게 짓밟는 것일까요?

잡초를 죽이는 제초제 말이예요.

잡초 사이로 작은 생태계가 만들어지고 여러 생명체가 살아갑니다.

작물에도, 토양에도,

그곳을 밟고 다닐

벌레/곤충/동물에게도

좋지 않을 것 같아

제초제 말고 그냥 손으로 뽑습니다.


필요한 공간만

아직 아닌 곳은 그냥 두고

잡초와 밭에서 공생합니다^^



4월 말

루꼴라가 올라왔고, 상추가 간간히 잎을 키우고 있습니다.


어느 날 아침

여보씨와 동네 산책을 하는데

담장 너머 아저씨, 아주머니께서

마당의 부추를 뽑아주셨습니다.

와 감사합니다. 잘 길러 먹을께요.
틀밭 가장자리에 나란히 심어주었습니다.

뿌린 만큼 거둔다는 말

그리고

뿌린 뒤에 관리를 잘해줘야

수확까지 결실이 좋다는 말


텃밭을 가꾸는데

인생사도 참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인생을 더 배우는 느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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