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혜인 May 16. 2023

씨앗은 싹을 틔워 이만큼 자라고

2023년 5월

텃밭일기


땅을 만들고 4월 말에는 열심히 씨앗을 뿌렸습니다.


10일만에 옥수수가 올라왔어요.
먹고 남은 뿌리를 심은 상추는 몇몇이 살아났구요.
빨간 무 씨앗은 며칠새에 금방 올라왔습니다.
루꼴라는 모두 발아했는지 아주 초록초록하지요.


루꼴라를 솎아내 친정 텃밭으로 분양을 갑니다.
 친정 엄마는 텃밭에서 조선파를 캐주셨답니다.
파 친구들 우리 밭에서도 잘 자라주오

조선파는 참 신기하더라구요.

위에서 꾸불꾸불 애기 파가 올라오는데

6월쯤 되면 바로 밑으로 뿌리가 내려온대요.


그걸 잘 쪼개서 밭에 나눠 심으면

다시 조선파가 자라난다고!


오오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루꼴라는 무럭무럭 자라 거의 매일 수확하고 있습니다.
샐러드도 만들고 떡볶이에도 올려 먹죠.


그리곤 한 일주일간 밭을 떠나있었습니다.

비가 오면 할만한 밭일이 딱히 없거든요.

비가 연일 계속되던 어린이날 주말

오토캠핑장에서 며칠을 보내고


일주일만에 다시 밭으로 돌아왔습니다.

비를 촉촉히 맞아 쑥쑥 더 자란 것 같아요.
옥수수는 손마디 두뼘이나 더 컸더라구요.

옥수수의 성장속도가 얼마나 빠르냐면요!

아침에 발견한 꺽인 옥수수잎이 오후엔 이만큼이나 자랐더라니까요.

오오 땅 물 바람 공기 태양

신비로운 자연 에너지

너무 고마워!

이 씨앗으로 말할 것 같으면

호주에 살 때 쟁여놨던

무려 10년도 넘은 씨앗인데

싹이 올라왔다니 믿을 수 없습니다.

어머머 자연 에너지 너는 정말!


참 옥수수 잎을 꺾은 범인이 누군지 궁금하실까요?

글쎄요. 용의자 강아지씨가 여섯이나 있어서^^;;
가끔은 불청객 산책손님이 성큼성큼 밟고 가실 때도 있어요.

죽을까 싶었는데

자연 에너지는 또 신비롭습니다.

찢어진 잎은 다음 날 더 곧게 자랐던걸요.


싹이 올라오는 모습을 보니

고되려던 밭일에 다시 재미가 붙습니다.

해질녘까지 대나무 틀밭 2호를 준비해서 씨앗을 뿌렸어요.

괜히 밭을 임대해서

올해는 캠핑카로 아무 데도 못 가고

밭에만 있겠다고 아쉬워했는데

아니 이게 이렇게 재밌는 일일줄

상상이나 했을까요.


틀밭 2호에는 언제 싹이 올라올지

매일 아침 설레는 관찰이 시작될 것 같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4월에 일군 우리 밭 채소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