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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 후 일 년 뒤 코로나 19가 발생하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하지 않은 세상으로 변하다.

by 다정한 지혜씨 Mar 21. 2025

 

 가게 오픈 후 벅차게 행복한 나날들이 무탈하게 흘러가고 있었다. 당시 남편과 나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가게를 홍보했었는데, 그게 먹혔던 건지 가게를 시작하고 1년 동안의 수익은 꽤 괜찮았었다. 가게를 홍보하는 방식으로 우리가 택한 건 전단지 배포와 인스타 광고, 네이버 블로그 체험단 모집이었다. 이 중, 전단지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지만 인스타와 네이버 블로그 체험단의 홍보는 그야말로 빛을 발했다. 네이버에 부천역만 쳐도 우리 가게가 바로 검색되는 *기염을 토했던 것이다. 남편과 나는 손님들이 알아서 찾아오는 걸 신기해하며 가게를 알리기 위해 더 열심히 했다. 그렇게 먼 곳에서 오는 단골손님들 까지 늘어났고, 고정매출이 잡히기 시작했다. 남편과 나는 앞으로 이대로만 하면 2호 점도 낼 수 있을 거라는 벅찬 꿈을 꾸기도 했었다.


그러던 어느 날 *2019년 12월, 코로나가 터지고야 말았다. 정확히 가게 오픈 후, 일 년 만이었다.

거리에 사람들이 점점 사라져 갔고, 뉴스와 인터넷에서는 코로나에 걸리면 바로 죽을 것이라는 방송을 해대기 시작했다. 그때까지 오프라인 매장에만 열정을 쏟았던 우리는 텅 빈 거리를 보며 망연자실했고, 오픈부터 마감 때까지 단 한 명의 손님도 없이 게시도 못하는 날들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어느새 가게 수입은 반토막이 났고, 남편과 나는 월세 걱정을 하기에 이르렀다. 결국 남편은 가게를 나가서 다른 일을 알아보기로 했고, 우리의 홀로서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맨 처음 일 년은 남편과 함께 가게를 운영하면서 둘이서 꽁냥꽁냥 참 재미있었다. 결혼을 약속하고 신혼집 대신 얻은 가게였기에 우리는 그곳을 서로의 첫 보금자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 그곳엔 남편은 없었고 나만 덩그러니 홀로 남아있었다. 나는 너무 속이 상해 며칠을 가게 안에서 혼자 많이 울었다. 남편이 처음 가게를 나가서 했던 일은 방송보조출연부터 시작해 좌판에서 물건을 파는 일 등이었다. 나약하게만 보였던 남편이 새삼 다시 보이기 시작했고,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기도 했다. 매일 힘든 일상 속, 남편한테선 이상하게 빛이 났다.


곧이어, 남편은 번듯한 직장에 취직을 했고, 나는 그제야 정신이 번 들었다. 이제는 진짜 홀로 서야 한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그렇게 남편의 취직 합격 소식을 들은 다음 날 난 서점으로 향했고, 인터넷 쇼핑몰에 대한 책들을 여러 권 사서 파기 시작했다. 나는 아무도 알려주는 사람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하루 종일 유튜브 강의와 책에 매달렸다. 시청에 통신판매업 허가를 받고, 인터넷 도메인을 사고, 내가 만든 쇼핑몰에 물건들을 매일 몇 개씩 올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쇼핑몰의 시옷자도 모르던 내가 어느새 5개의 온라인 쇼핑몰을 운영하기에 이르렀고, 최선을 다하는 사람을 이길 재간은 그 누구에게도 없다는 걸 배우게 됐다.


그때의 난 참 열심히 했던 것 같다. 밤을 새워가며 혼자 오프라인, 온라인 손님들을 응대하고 *cs 업무에 택배를 포장하고 보내는 일까지 혼자서 다했다. 하루 24시간이 모 잘랐고, 업무를 처리하느라 손과 눈에서는 핸드폰이 떨어질 줄을 몰랐다. 전부를 걸고 하루하루를 열심히 하다 보니 결국 인터넷에 올린 미끼상품이 터졌고, 그 상품으로 난 소히 말하는 대박이 났다. 하루에 들어오는 인터넷 주문개수가 100개 넘어갔고, 밥을 안 먹어도 배가 부르고 신이 났다. 코로나 시대라 매장 손님은 없었어도 인터넷 손님들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그렇게 누적 고객수가 만 명이 넘어갔고, 밖에 보이지도 않는 사람들이 도대체 이걸 사서 어디서 하고 다니는지 의아한 마음을 품은 채, 3년 4개월의 코로나 시대를 난 그 누구보다 바쁘게 버텨냈다.


코로나 시대, 매장 안에는 여러 가지 재료로 만든 마스크줄이 걸리기 시작했다. 그 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제일 많이 나갔던 효자상품으로는 마스크줄과 집게핀이 있었다. 카운터에는 젤 형태의 소독약이 비치되었고 색색의 마스크도 함께 깔렸다. 방송에서도 연예인들까지 마스크를 쓰고 나왔고, 해외여행들을 줄줄이 취소되며 텅 빈 공항들의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즐겨보던 여행 유튜브들은 오랜 휴식기에 들어고, 세상이 갑자기 조용해졌다. 이상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바이러스가 난 소름 끼치게 무서웠다. 당연한 것들이 당연해지지 않는 순간들로 변하는 것이 이렇게 애처로울 줄 아무도 몰랐으리라,



기염을 토하다

불꽃처럼 대단한 기세를 뽐내다.


애처롭다

가엾고 불쌍하여 마음이 슬프다.


*코로나 19

2019년 12월 중국 우한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중국 전역과 전 세계로 확산된, 새로운 유형의 코로나바이러스(SARS-CoV-2)에 의한 호흡기 감염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는 감염자의 비말(침방울)이 호흡기나 눈·코·입의 점막으로 침투될 때 전염된다. 감염되면 약 2~14일(추정)의 잠복기를 거친 뒤 발열(37.5도) 및 기침이나 호흡곤란 등 호흡기 증상, 폐렴이 주증상으로 나타나지만 무증상 감염 사례 빈도도 높게 나오고 있다.  


cs 업무

CS는 Customer Service의 약자로, 한국어로는 고객 서비스를 뜻한다. 간단히 말해서, CS는 기업이나 조직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모든 형태의 지원과 도움을 의미한다. 여기에는 상대의 문제를 해결하고, 제품 사용 방법을 안내하며, 불만을 처리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모든 활동이 포함된다. 결국 CS의 목표는 이용대상자에게 긍정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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