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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행형 Jan 18. 2024

무디는 무슨 견종일까

유기견 입양 일기 4

유기견 입양 일기유기견 입양 일기


  물론, 견종은 중요하지 않다. 다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고 싶듯, 무디도 마찬가지였다. 내가 직접 겪고 있는 무디의 모습도 있지만, 견종에서 오는 기본적인 성향이나 특성, 질병 등도 있기 때문에 무디에 대해서 더 알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사진만으로 스캔해서 견종을 알려주는 핸드폰 앱으로 확인을 해보았는데, 빠짐없이 꼭 나오는 견종은 ‘잭 러셀 테리어’이다. 다른 테리어 종류나 사냥개의 일종인 개들이 주로 나왔다. 

  정확하게 알고 싶다면 미국의 '엠바크(Embark)’라는 DNA 검사 키트를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고 한다. 미국에서 가장 많은 개의 유전자 표본을 가지고 있다고 하며, 검사 목적은 개의 유전질환 고리를 끊는 것이라고 한다.      


  겉으로 보기에, 무디의 귀는 아주 귀엽고, 아직 덜 큰 몸에 비해 다소 왕발인 발도 귀엽고, 털도 예쁘며, 안 예쁜 곳이 없다. 아마 모든 보호자 눈에는 본인의 개가 이렇게 보일 것이다.      


  다시 제대로 이야기해 보면, 무디에게서 진돗개와 잭 러셀 테리어가 보인다. 얼굴과 머리에서 코까지 흘러내리는 선 등에서 진돗개가 보이는데 짧은 다리를 보면 러셀 테리어에서 온 건가 하게 된다. 무디는 5개월 만에 근육질이 되었고, 지인은 캥거루 아니냐며 장난스럽게 말하기도 했다. 점프력도 좋고 아주 재빠르다. 뛰어 놀 때는 ‘다다다’ 뛰어다니고, 평소에는 짖는 일이 없지만 놀다가 간혹 한 번 흥분의 짖음을 할 때가 있는데 소리는 누가 들어도 중형견이다. 이중모여서 털 빠짐이 엄청나고 털 날림도 있다. 짧은 털이다 보니 이불이나 소파 등에 털이 박혀 있다. 

  무디는 목욕도 빗질도 아직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털이 더 많이 빠지는 편인데, 검은 옷을 입고 무디를 안으면 흰 옷이 된다. 무디 덕에 더 부지런해졌다. 집안 청소를 더 꼼꼼히 하게 됐고, 이불과 러그 등 청소와 환기를 더 자주 하게 됐다.  

  무디는 깔끔하고 인내심이 많으며 신중하고 조심스러우며 영리하다. 노즈워크 할 때는 앞발을 잘 쓰는데, 양발로 노즈워크 인형을 잡아 고정한 뒤 입으로 내용물을 물고 당겨 꺼내 먹는다. 무디는 산책을 가르쳐준 적도 없는데, 처음부터 보호자와 속도를 잘 맞췄고, 보호자를 계속 쳐다보고 확인하며 걸었다.      


  그러고 보면 결국, 사람도 한 명 한 명이 모두 다르듯, 똑같은 사람이 없듯, 개도 그렇다. 개도 견종으로 묶이는 범주는 있지만, 결국 개도 한 마리 한 마리마다 모두 다르고 특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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