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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뚝이샘 Jan 12. 2019

물건 좀 잃어버리면 어때요, 자기를 해하는 것도 아닌데

물건 잘 잃어버리는 아이

하교 후 집에 온 아이의 책가방을 열어보니 알림장이 없습니다. 

실내화 가방을 보니 세상에, 실내화가 없이 빈 가방이에요. 

연필, 지우개 잃어버리는 건 일상이고, 아예 필통을 통째로 잃어버리기도 합니다.

잘 챙기라고 아무리 말을 해도 나아지지를 않으니 엄마는 걱정이 늘고, 신경 써야 하는 일도 많아지니 스트레스도 크죠. 

초등학교 1학년에게 물건 잃어버리고 찾는 것은 아주 흔한 일상입니다. 남학생은 특히 두드러지구요.                                       

물건 잘 잃어버리는 아이에게 도움이 되는 3가지


1. 꼼꼼하게 이름 써주기 / 2. 눈에 잘 띄는 물건으로 사주기 / 3. 대신 챙겨주지 않기



1. 꼼꼼하게 이름을 써 줍니다.


잃어버린 물건 다시 찾으면, 문제 해결입니다. 이름만 있어도 찾기가 쉬워요. 네임스티커를 꼼꼼히 붙여주세요. 공책이라면 뒷면 이름쓰는 란 만이 아니라 앞에도 붙여주시고, 싸인펜이라면 뚜껑에도 이름표를 둘러주세요.


최대한 많은 곳에, 최대한 잘 보이게 이름을 써주는 게 포인트 입니다. 



2. 눈에 잘 띄는 물건으로 사주기 


색깔이든 디자인이든 남들과 차별화가 되면 잃어버려도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아예 살 때부터 빨강처럼 눈에 잘 들어오거나 선명한 색으로, 좀 독특한 디자인이라면 아이가 찾기 편하겠지요. 설령 잃어버린다 하더라도, 이거 00꺼다 하고 친구들이 찾아주기도 해요. 



3. 대신 챙겨주지 않기 


자기 물건인데도 못 챙기고 흘리고 다니는 게 다반사다보니 엄마가 아이를 졸졸 쫓아다니며 흘린 걸 주워주고 챙겨줍니다. 그런데, 엄마가 대신 챙겨주면 아이는 더욱 스스로 챙기려 하지 않아요. 엄마가 해주어야 할 일은 아이가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도와주는 것이지 대신 해주는 게 아닙니다.


"키즈폰 이렇게 아무데나 놓지말고 충전기에 꽂아놔"하며 대신 충전해주지 말고, "키즈폰 손목에 없네?"라고 스스로 확인하도록 해 주세요. "집에오면 키즈폰은 어디에 둬야 하지?"라고 체크해주며 스스로 충전해 놓는 습관을 들이게 도와주는 게 좋습니다. 대신 해주지 말고, 스스로 하도록 알려주고 확인해줘야 아이가 신경을 씁니다. 





Q & A


1. 풍족하게 키워서 소중함을 모르는 거 아닐까요?


아이들이 풍족하게 자라다보니 물건을 아껴쓰지 않는 면은 분명 있습니다만, 그렇다고 자기 물건에 대한 애착이 없는 건 아닙니다. 잃어버린 걸 아까워하지 않는 아이는 없어요. 



2. 불편함을 알아야 깨달으니, 잃어버린 물건 다시 안 사줘도 될까요?


본인이 불편함을 느끼고 스스로 깨달을 수 있도록 안 사주는 것도 방법입니다.


그런데 학용품이라면 안 사줘도 아이가 불편할 일이 없답니다. 


교실에 공용 물품들이 많이 비치되어 있고, 연필/지우개부터 색연필과 사인펜까지 다 자유롭게 쓸 수 있거든요. 또 친구에게도 얼마든지 빌려 쓸 수 있구요. 엄마가 안 사주더라도, 아이는 불편함을 못 느낄 거에요. 



3. 혹시 ADHD 아닐까요?


물건 잘 잃어버린다고 ADHD라면 초등학교 1학년 아이들 대다수가 ADHD가 되겠죠. ADHD는 주의력 결핍과 집중력 결여, 과잉행동, 충동성이 복합적이고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고 전문가도 쉽게 진단하지 않습니다. 물건을 잃어버리는 일이 잦다면 주의력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생각할 수 있으나, 초등 1-2학년에게는 흔한 일상이니 너무 염려치 않아도 됩니다. 





잃어버리지 않는 방법 3가지 



1. 제자리에 둔다.


가장 기본이자 핵심입니다. 


쓰고 제자리에 두면 잃어버릴 일이 없고, 잃어버린다 하더라도 쉽게 빨리 찾을 수 있지요.


사인펜이나 색연필 쓸 때도 제자리에 두는 연습을 할 수 있습니다. 


다 꺼내놓고 쓰지 않고, 한자루 쓰면 뚜껑 닫아서 통에 끼워 놓고 또 한자루 꺼내어 쓰는 식으로요. 색깔별로 자리를 정해서 그 자리에 넣도록 하면 더욱 좋겠죠?



2. 이동할 때 뒤를 살핀다.


차에서 내릴 때 내가 놓고 내리는 물건이 없나 앉은 자리를 살핀다.


영어실이나 과학실과 같은 특별실에 오갈 때 옷이나 물건을 두고 오지 않는지 살핀다.


크면 자기가 알아서 하지만, 초등학교 1학년은 스스로 못하니 엄마가 그때 그때 알려주면 아이가 좀 더 신경을 씁니다. 


 


3. 미리 스스로 챙기는 습관을 갖는다. 


집에 오면 내일 준비물과 숙제부터 해 놓고 나서 하고 싶은 일을 하는 습관 


곧 공부습관인데, 이게 곧 물건 정리하는 습관으로 이어집니다. 


뭐든 해야할 것을 미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1학년 습관의 핵심이에요. 


이런 습관이 자리를 잡으면 물건 잃어버릴 일도 확실히 줄어듭니다.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들은 공통적으로 정리를 못합니다.


정리는 곧 체계화 입니다. 같은 것, 비슷한 것끼리 기준과 체계를 가지고 분류를 할 줄 알아야 정리도 가능하지요. 기준을 세우고 체계화를 시키는 것은 전두엽의 영역입니다. 갓 입학한 8살 아이들은 전두엽의 발달이 미숙하기에 체계화를 통한 정리도 어려운 게당연합니다. 특히 남자의 경우 전두엽 발달이 느리기에, 남학생들 중에 물건을 잘 잃어버리는 아이들이 흔한 것이구요. 



정리 못하는 것은 혼날 일이 아닙니다.


정리 못하는 것과 물건을 잃어버리는 것은 혼날 일이 아닙니다. 그런데 잃어버리고 찾으려는 노력을 안하는 것은 문제입니다.


잃어버린 것으로 야단치지는 않아야 하나 찾으려는 노력을 안한 것은 야단 맞을 일이에요.


물건 잃어버렸다고 혼내고, 막상 엄마가 물건을 대신 찾아주는 건 교육적 효과가 없습니다. 


잃어버린 건 어쩔 수 없지만,  찾으려는 노력을 안한 건 문제라고 가르쳐주셔야 합니다.


혼내서 고쳐진다면야 혼을 내는 게 답입니다만, 안 고쳐지니 혼내는 것도 잔소리도 약속도 큰 의미가 없습니다.


성격이라 생각하고 마음을 비우고, 커가면서 조금씩 나아지니 기다려주세요. 






물건 잃어버리는 아이에 관한 포스팅은 


한참 뒤에 쓰려고 예정된 내용이었는데,


미리 쓰는 이유는.... 딸아이가 오늘 제게 이런 이야기를 했거든요.



"엄마, 나 내년부터는 독서장 절대 안잃어버릴거야. 절대로 안잃어버리고 잘 간수해서 꼭 마지막에 나도 상 받을거야" 


(독서장은 딸아이 초등학교에서 발행하는 독서기록장입니다. 책으로 제본하여 학기초 전교생에게 배부합니다. 연말에 독서기록 권수에 따라서 금장/은장/동장을 시상하는데,  딸아이는 그걸 몇달전 잃어버린 터라 수상자격을 잃었어요.) 


"그래. 그렇게 너가 마음을 먹었다니 독서장 잃어버린 경험도 나쁘진 않다."



2학년인 제 딸아이가 물건을 무척 잘 잃어버려요. 연필, 지우개는 일상이라 잃어버린 걸로 치지도 않았습니다. 우산, 실내화주머니, 키즈폰, 코트 정도는 되야 잃어버린 목록에 넣는거죠.



제가 아이에게 야단도 많이 하고 단호하게 하는 편인데, 물건 잃어버린 걸 가지고 혼낸 적은 없어요. 


만약 그걸로 혼냈다면, 기쁨이는 매일 같이 제게 혼났어야 합니다.



물건이야 없으면 없는대로 살면되니 괜찮다고 했는데, 


알아서 물건을 잘 챙기겠다는 결심을 해 주니 고맙네요.



아이가 물건 좀 잃어버리면 어떤가요~~ 

자기를 해하는 것도 아니고, 남에게 피해를 주는 것도 아닌 걸요.


https://blog.naver.com/jiiyoung82/2214392748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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