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뚝이샘 May 16. 2019

할말을 하는 용기있는 아이로 키우는 법

놀림에 대한 최선의 대처는 직접 말하는 것이다.

놀림이 아니라 괴롭힘이다.  

"선생님, 구름이가 저한테 키 작다고 놀려요. 땅꼬마라고 계속 그래요."

친구가 놀렸다며 교사에게 찾아오는 아이들이 많다. 살집이 있으면 뚱뚱보라고, 키가 작으면 꼬마라고 한다. 별명을 부르며 이름으로 놀리는 것도 흔하다.  끊임없이 대상을 바꿔가며 놀리는 아이가 있다. 왜 놀리는 것인지 물으면 대답은 하나다. 재미있단다. 1학년이라면 그래도 납득이 가지만, 이런 어처구니없는 대답을 6학년이 할 때도 있다. 그래서 상처받는 아이, 우는 아이가 생긴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것이다. 친구를 불편하게 하고 상처 주는 말을 장난과 재미라고 할 수 없다. 짓궂은 놀림과 장난의 문제는 존중의 결여다. 단호한 훈육이 필요하다.

"재미있다고? 누가? 놀리는 네가 재미있다는 거니? 아니면 당하는 친구가 재미있어 한다는 거니? 어느 쪽이야?

“친구에게 한번 물어봐. 재미있었냐고.”

"네가 재미있으면 친구도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해? 장난은 네 기준이고, 너의 재미를 위해서 친구를 괴롭히고 있는 거야. "

 놀림이라고, 장난이라고 함은 본인 기준이고, 다른 사람이 나로 인해 마음이 상했다면 괴롭힘이고 폭력이다. 이 당연한 사실을 아이들은 모른다. 가르쳐주어야 한다. 일찍 배울수록, 빨리 깨달을수록 좋다.




놀림에 대한 최선의 대처는 직접 표현하는 것이다.

친구에게 놀림을 당한 아이가 집에 와 운다면, 엄마는 참 속이 상한다. 아이에게는 그냥 무시하라고 하면서도, 걱정스러운 마음에 같은 반 아는 엄마에게 놀리는 아이에 대해 물어본다. 계속 그러면 선생님께 말씀 드리라고 당부하며, 선생님께 상의를 드리기도 한다. 지속적으로 아이가 치이면, 쫓아가 따지고 싶어진다. 어떻게 하는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답답하다.

어떻게 하는 게 최선일까. 친구의 놀림에 무시하는 것도 대처 방법이다. 하지만 그건 아이의 입장일 뿐이다. 놀리는 아이는 자신이 무시당한다고 생각 안한다. 놀려도 반응을 안한다고 여긴다. 반응이 없으면 재미가 없어서 그만둘 수도 있지만, 반응이 없으니 오기가 나서 더 하기도 한다.

놀린다고 우는 아이도 있다. 속 상함을 참지 못하니 눈물부터 쏟아지는 것이다. 저학년일수록 우는 아이들이 많고 고학년으로 갈수록 울음도 참는다. 우는 게 최선이 아님을 깨달아 가기 때문이다. 친구를 놀리는 아이는 운다고 미안해 하지 않는다. 울면 오히려 만만히 보고 더 한다.

놀림을 대처하는 최선은 적극적 의사표현이다. 기분이 나쁘다는 감정을 밝히고, 싫으니 하지 말라고 분명히 요구하는 게 가장 좋다. 단호히 말하면 움찔한다. 눈물이나 무시보다 효과적이다. 친구가 놀리면 눈물부터 나서 말문이 막히는 어린 아이들이라면 선생님이 말해 줄 수도 있고, 엄마가 나서서 도와줄 수도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아이가 해야 하고, 스스로 말할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 엄마가 언제까지 아이의 입술이 되어 줄 수는 없다. 선생님이 항상 보호해 줄 수도 없다. 최선의 대응은 스스로를 지키는 것이다.




너는 뭐라고 했어?

아이가 놀림을 당했을 때, 엄마는 답답한 마음에 여기저기 물어본다. 동네 엄마에게도 조언을 구하고, 선생님께도 상의를 드린다. 그런데 정작 아이에게는 묻지 않는다. 가장 많은 걸 아이가 알고 있고, 꼭 물어야 할 핵심이 있다. 바로 이 질문이다.

"친구가 놀렸을 때, 너는 뭐라고 했어?" 아이가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갈지를 가르칠 수 있다.

"아무 말 안했어."

왜 가만히 있어, 그럼 만만히 보고 더 놀려!라고 말을 하고 싶다. 하지만 이렇게 말해야 한다.

"네가 아무말도 안하고 가만히 듣고만 있으면, 너를 땅꼬마라고 놀린 친구는 네 마음을 알지 못해. 네 기분을 상하게 한 것 조차 모를 수도 있어. 다음부터는 가만히 있지말고 너도 얘기를 해."

"뭐라고? 뭐라고 말해야 해?"

"네 생각과 기분을 말해야지. 친구가 너한테 땅꼬마라고 했을 때 넌 어땠어?"

"기분 나빴지. 진짜 싫어. 자기도 키 별로 안 크면서, 뭘 나한테 땅꼬마래. 난 걔 놀린 적도 없어. 왜 말을 그렇게 해?"

"다음부터는 그렇게 직접 말을 해. 나는 너 놀린 적 없다. 왜 말을 그렇게 하냐. 진짜 기분 나쁘다라고 그대로 얘기를 하면 돼. "

"근데 막상 말이 안 나와. 눈물만 나려고 하고, 무슨 말을 할지 생각이 안나. "

"그럴 수 있어. 친구한테 생각지도 않은 공격을 받으면 말문이 막히지. 그럴 때는 선생님께 말씀 드려.  선생님이 불러 놓고 네가 한 얘길 해주실 거야. 똑같애. 선생님 도움 없이 네가 직접 말할 수 있다면 더 좋아."


최선. 아이가 직접 마음과 생각을 말한다.

차선.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다.

차차선. 엄마가 선생님께 도움을 요청한다. 로 정리된다.




할말은 하는 용기는 경험에서 나온다.

말 못하는 아이는 없다. 교사나 엄마에게 말할 수 있다면, 친구에게도 말할 수 있다. 부당함을 느낀다면 억울해하지말고 능동적으로 나서서 부당함을 표현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엄마가 입술이 되주기 보다 아이의 입술로 하도록 돕자. 할 말은 하는 용기는 경험에서 나온다. 직접 말 해보지 않으면 하고 싶은 말도, 해야 할 말도 하지 못하고 삼키게 된다. 놀림은 학교의 일상이라 할만큼 흔하다. 언제든 있을 수 있는 일이다. 그 때마다 도움을 받아 해결하기 보다 직접 하는 경험이 아이에게 유능감을 준다. 유능감은 자존감으로 이어진다.


https://blog.naver.com/jiiyoung82/221537642514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