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자전거 - 여행 16
넘어서는 방법과 함께하는 방법
낙동강 종주길에는 힘들기로 유명한 다람재, 무심사 고개, 박진 고개가 있다. 상대적으로 높지는 않지만 악평으로 가장 유명한 무심사 고개를 마주했다. 무심사라는 절이 있는 고개인데 워낙 가파른 데다가 비포장길까지 길게 포함되어 있다. 고개를 앞둔 갈림길에서 무심사 고개 우회도로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행 7일째가 넘어서면서 너무 지쳐있던 터라 아들에게 우회도로를 먼저 제안했다. 항상 도전을 강요하던 아빠가 의외였는지 아들은 잠시 고민하다가 괜찮으니 끌고라도 넘어보자 한다. 평탄한 우회도로를 놔두고 처음부터 끌고 갈 마음으로 험한 고개를 오를 필요가 있는지... 나도 잠시 고민하다가 그냥 올라보기로 했다.
오르막이 길에서 만난 불량배도 아닌데 자전거를 타면 최선을 다해 싸우거나 피해 가는 두 가지 방법으로만 대처하려 한 것 같다. 함께하다 보면 그 존재가 다른 의미로 바뀔 수도 있다는 걸 여러 차례 경험했으면서도 함께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은 너무 인색하다. 넘어설 수 없는 존재는 참 많다. 넘어설 수 없지만 함께하면 좋은 사람도 환경도 충분히 많은데, 마주한 이유만으로 어떻게든지 싸워 이겨보려고 하고 아니면 인정하지 못하고 회피하려 한다. 여전히 그렇다.
소문대로 무심사 고개는 남달랐다. 고개 초입의 무심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끌바를 시작했다. 그래도 그날은 이겨내지는 못했다고 서둘러 지나치려고 하지는 않았다. 무심사에 자전거를 세우고 아들과 함께 낙동강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염불소리를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