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뽀미는 어디에서 어떻게 살다가 간 걸까.
뽀미를 만난 건 내가 중학생 때의 일이다.
중간고사 기간이었고, 해가 쨍한 오후였다.
시험을 마치고 집으로 가는 길에 강아지 한 마리를 만났다. 그런데 강아지의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였다. 자세히 살펴보니 누군가가 강아지의 앞발 발목을 테이프로 칭칭 감아놓은 것이 아닌가!!
가여운 강아지는 앞발을 내딛을 수 없어 절룩거리며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었다.
나는 아무 망설임 없이 강아지를 집에 데려갔다. 엄마의 호랑이 얼굴이 떠올랐지만 무서운 엄마만큼이나 나도 엄마를 닮아 고집이 세고 독종인 딸이었다. 이름을 '봄'이라고 지어주고 뽀미라고 불렀다. 나는 뽀미를 살뜰하게 보살폈다. 얼마나 그 상태로 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몇 주 후 접힌 채 굳었던 다리는 조금씩 좋아졌고 나는 봄이를 많이 사랑하게 되었다.
하지만 몇 년 후 뽀미는 여지없이 ‘부모님의 아는 집’으로 나 몰래 보내졌다.
엄마가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나도 참 철이 없었지만 지금 생각해도 엄마가 너무했다.
나의 작은 '봄'은 어디에서 어떻게 살다가 간 걸까.. 나는 아직도 그 아이를 지키지 못 한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
동물에 대한 인식이 많이 성숙해졌다는 현대에도 사람들은 20년 전과 변한 게 별로 없는 듯 하다.
지금도 여전히 키우던 개나 고양이를 너무많이 버린다. 길가로, 아는 집으로, 넓은 곳에서 뛰어놀으면 좋잖아..라는 웃기는 핑계를 얹어 시골로 보내진 아이들의 말로는 대부분 새드엔딩이다.
아마 평생 여기저기 물건 버려지듯 이집 저집을 전전하며 비참한 최후를 맞이할 가능성이 90프로 이상이다.
사랑하는 봄이의 견생은 10프로의 기적 안에 들어갔었으면 좋겠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