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아도_5화

by 무우지렁이

※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기존 2화 수정/보완하여 2~5화 집필되었습니다.


면접 장소가 육안으로 보일 즈음부터 유리의 발걸음이 느려지더니 이내 건물 앞에서 다리가 굳어버렸다.


'여기가 내가 일할 곳이라고?'


건물 크기에 압도당한 유리는 입을 떡 벌리고 서있을 뿐이었다.


'할 수 있다. 김유리.'


속으로 주먹을 불끈 쥐고 회전문을 통해 빌딩 안으로 들어갔다. 기존에 일했던 낡고 작고 엘리베이터도 없던 건물과는 대조적인, 세련된 고층 빌딩 내부에는 아이보리색 예쁜 유니폼을 입은 안내데스크 직원과 출입증 없이는 지나갈 수 없는 게이트가 있다.


'삑, 삑, 삑.'


수많은 사람들이 목에 걸고 있는 사원증을 길게 늘어뜨려 줄지어 게이트를 통과했고, 게이트 뒤로는 얼핏 봐도 많은 수의 엘리베이터가 양쪽으로 보였다. 자동으로 유리의 어깨가 둥글게 말려버렸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우물쭈물하고 있으니 어디에선가 경비업체 직원이 다가와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방문 목적이 어떻게 되십니까?"


면접을 보려 왔다 말하자 경비업체 직원이 안내데스크 직원에게 유리를 인계했고, 안내데스크 직원이 유리에게 다시 질문했다.


"방문하신 업체명이 어떻게 되십니까?"

"휴노스 테크요."


안내데스크 직원이 내부전화로 사실을 확인한 후, 유리의 신분증과 출입증을 교환해 주며 말했다.


"면접 보시고 나오시면서 안내데스크로 다시 오시면 신분증을 돌려드리겠습니다."


'삑.'


드디어 유리도 게이트를 통과했다. 게이트를 통과하고 유리는 또 한 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엘리베이터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는 하고 있었지만 무려 6대나 되는 엘리베이터에 깜짝 놀란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6대나 되다 보니 엘리베이터는 금방 왔다. 유리는 메고 온 작디작은 핸드백 뒤에 숨어 엘리베이터의 10층을 눌렀다.




10층에 도착하자 '휴노스 테크'라고 적힌 간판과 유리문 뒤로 무수히 많은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는 것이 보인다. 쭈뼛쭈뼛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 두리번거리자 이번에도 누군가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어떤 일로 오셨나요?"

"아르바이트 면접 보러 왔는데요...."

"일단 여기 앉아서 기다려주세요."


말을 건 직원은 유리에게 의자를 권했고, 잠시 후 다른 직원이 유리에게 말을 걸었다.


"유리 씨인가요? 이쪽으로 오시죠."


새로운 직원은 유리를 회의실로 안내했다.


"이쪽으로 앉으세요."


직원은 유리에게 자리를 안내하고 맞은편에 앉아 유리에게 명함을 건네며 면접을 시작했다.


"안녕하세요. 휴노스 테크의 전우진 팀장입니다. 우선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

"아, 안녕하세요. 인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제조업에서 5년간 경영관리 업무를 담당하였습니다. 갖고 있는 자격증은 컴퓨터활용 2급과 전산세무 2급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면접이라 별다른 준비 없이 왔던 유리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자기소개를 했다. 짧디 짧은 자기소개에 면접관은 사무적으로 질문을 이어갔다.


"지원동기가 어떻게 되십니까?"

"어.... 우리나라의 휴먼 테크를 선도하는 휴노스 테크에 일조하고자 지원했습니다."


준비되지 못한 질문들에 유리는 급하게 말을 지어내기 급급했고 이번에도 너무 짧았고 준비되지 않은 티가 너무 났다. 아르바이트에 떨어지는 것이 아닌가 긴장되기 시작했다.


"어떤 일을 하실 거라 생각하시고 지원하셨죠?"

"사무보조로 알고 왔습니다. 경영관리 업무를 했기에 지원업무라면 어떤 업무라도 다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면접관의 못마땅하다는 듯 훑어보는 눈빛에 유리는 또다시 위축되어 이제는 눈도 마주치지 못하는 지경이 이르렀다.


"컴퓨터활용능력 2급 자격증이 있으시긴 하네요. 그런데 실제로 한글, 워드, PPT의 업무 능력은 어느 정도 되시나요?"

"한글은 보통 정도이고 워드는 조금 하는 편입니다. PPT도 기본은 합니다."

"외국어는 어느 정도 하시나요?"

"토익 800점대입니다."


유리의 대답에 면접관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갸웃하고는 재차 질문했다.


"토익 점수 말고 실제로 어느 정도 영어를 구사하실 수 있으십니까?"

"노, 노력하겠습니다!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경영지원 업무를 할 때에 영어를 쓸 일은 없었다. 심지어 토익 점수도 6년 전 점수다. 어떻게든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기에 노력해 보겠다고 대답한 유리였다.


"면접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면접 결과는 합격자에 한해 문자로 통보해 드릴 예정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떨어졌다는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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