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의 기억

by 김진빈




말이라는 형태로 주고받은 소리는

어딘가에 흔적으로 새겨지는 글과 달라서

절반은 기억에 묻고

절반은 허공에 흩뿌려진다.


어, 이 말 저번에도 한 것 같은데.

맞아. 만날 때마다 말해도 매번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있지?


허공으로 흩뿌려져 사라질 위기에 처했던 절반은

기억하지 않아도 될

형태가 없는 소리에 불과했는지도 모른다.

생을 돌고 돌다 어느 날 다시 만난 우리가

남겨진 절반의 기억에 의지한 채

오늘을 조금 더 아름답게 추억할 수 있도록.


우리 이렇게 또,

각자의 생을 돌고 돌다

어느 지점에서

오늘을 만나자.





2020년 1월 1일

Written, Photographed by Jimbee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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