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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therine Mar 28. 2019

Testament of Youth

출간 당시부터 지금까지 최고의 전쟁 회고록이자, 시대의 목소리를 잘 대변했다는 평을 듣는 영화 ‘청춘의 증언’은 4명의 영국 청년들과 그의 가족들을 통해 전쟁에 참여했던 영국군과 프랑스군, 이탈리아, 독일군 모두가 너나 할 것 없이 희생자이며, 끊임없는 보복전쟁은 더 많은 죽음을 불러올 뿐이니 마음에 묻은 그들의 생명을 헛되이 하지 말자는 용기 있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내는 책이기도 하다. 지은이는 전쟁 중 경험을 바탕으로 책을 완성하였고 실제로 영화의 엔딩 크레디트엔 군인들의 이름들이 소개되어 있다.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리드하는 주인공 베라는, 에드워드라는 남동생과 각별한 사이다. 남매의 우애가 매우 좋아, 옥스퍼드에서 작가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 누나를 위해 진심으로 아빠를 설득하고 그의 친구인 빅터와 롤랜드가 놀러 올 때면 집 주변의 아름다운 숲과 호수에서 베라도 ‘함께’ 어울리는 것이다. 가난하지 않았던 가정이었고, 부모님은 남매에게 따스했다. 관심이 많은 쪽에 속했다. 베라는 바이런의 시와 소설들에 관심이 많았고, 식견도 있어 본인의 이야기를 쓰고 싶어 했다. 그리고 남동생의 친구 롤랜드 또한 작가 지망생이었다.


영화는, 당대의 아름다운 옷가지들과 인테리어, 예절들을 놓치지 않으며 약혼식 날 전쟁에서 숨을 거둔 롤랜드와 나빴지만 볼 순 있었던 빅터의 시력(빅터는 결국 침상에서 자살한다), 무엇보다 한번 제 손으로 간호하여 살렸는데도 결국 격전지에서 숨을 거둔 동생 에드워드의 생명까지 무엇하나 명확한 ‘이유’ 없이 사라진 것들에 대한 원통함과 순간의 허망함, 그러나 그와 대비적으로 처절함과 슬픔은 끝까지 남아 아직 살아있는 사람들의 삶을 생생하게 괴롭힘을 담담하게 얘기한다.


영화를 보며 내내 생각했던 것은, 총과 칼이 아닌 보이지 않는 권력에 의해 소리 없는 전쟁 중인 이 시대의 청년들이 저들보다 나을게 뭔가 하는 것이었다. 하등 없다고 생각한다. 이 시대의 구조는 이미 돈이 돈을 벌고 가난이 가난을 부르고야 마는 형국이 된 지 오래이며, 사람과 사람이 얼굴을 마주 보고 피부를 부대끼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에서 인정과 사랑이 없어지다 못해 가장 가까운 가족 안에서 조차 돈이 있어야 그 마음을 유지할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돈’은 몇몇 권력의 손아귀에 의해 저 멀리에만 존재하고 말이다. 마치 전쟁통에서도 안전하게 살 수 있었던 누군가가 있는 반면 최전선에서 하나밖에 없는 목숨을 내던져야 했던 사람이 있었을 것처럼.

단 하나의 주제, 이제 전쟁은 그만.이라는 짧지만 모든 것을 담은 주제가 잘 느껴지는 것 같다. 결국 작가가 된 베라의 만신창이가 된 마음과 그럼에도 새살이 돋아난 정신력에 경의를 표한다. 순수의 시대를 집필한 작가 이디스 워튼도 전쟁 중 간호사로 자원하여 봉사하는데, 여자로서 죽음의 위기를 면한 것을 안타깝게 여기고 병상에서 스러져간 수많은 부상자들을 치료하며 그들 나름대로 죽음의 그림자를 드리운 삶을 ‘함께’ 견디었기에 지금까지도 고전으로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작품을 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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