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땐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나야 아기를 가진 순간부터 엄마가 됨을 느꼈지만 남편에겐 시간이 필요하다는 걸. 나에게 탑재된 모성에 덕에 아기가 너무너무 예뻐 보였고, 내 몸으로 열 달간 품었고, 내 배 아파서 낳았고, 태어나자마자 아기를 먹일 수 있는 것도 나이고, 잠결에 아기 울음소리도 내 귀에만 들리는데. 아기를 다루는 것도 당연히 내가 더 잘할 수밖에 없다는 걸 왜 생각하지 못했을까? 내가 배려해 준다고 새벽 담당은 내가 하기로 했으면서, 쿨쿨 코까지 골며 자는 남편이 왜 그리도 미워 보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