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협상

[행복을 찾아서]

by Changers

“너 우리 회사 오려면 금연해야 한다.


그것도 하나 걸릴 수 있어.


담배 피우는 사람은 안 받아 알고 있어라.


안 와도 되니까 편하게 생각해.


니 인생을 살아 나에게 오면 지옥문!


알고 생각해. 담 주에 보자.”


“흡연자가 한 명도 없어요?


생각해 주신 만큼 신중히 잘 생각하고 고민해서 말씀드리겠습니다.


담 주에 봬요~"



그런데 3일쯤 지났을 때 갑자기 연락이 왔다.


“일단 네가 연락이 없는 걸로 보고


나는 일단 너를 데려오지 않고,


다른 친구 키우는 걸로 정리하려 한다.


주말에 보자꾸나.


이번 고민과 경험들이 너에게 앞으로


스스로 자립하고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


진심이다.


나는 다른 사람 키우는 걸로 마음 결정했단다.”



응?


이건 무슨 시추에이션이지?


분명 일주일이라는 생각할 시간을 주기로 하셨고,


오늘은 3일밖에 지나지 않았다.



김성주 대표님은 협상을 이렇게 이끌어가는 스타일이구나.


관계의 키를 자신이 가지기 위해서 흔드는 스타일.


맞고 틀리고의 문제는 아니지만 나랑 다른 스타일이었다.



‘한 방 먹었구나.’


‘이렇게 되면 내가 불리하게 진행될 텐데…’



하지만 벌써 벌어진 일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선택의 순간이다.



IT 업계 경험을 쌓기 위해서 굽히고 들어가던지


나만의 길을 가기 위해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던지.


둘 중 하나였다.


길게 고민할 시간도 없었다.



“저는 일주일의 시간을 주신다고 하셔서


이번 주 주말에 만나서 말씀드리려고 했습니다.


대표님 밑에서 제대로 배워도고 싶다고요…”



"네가 늦었네. 저런.


내가 커뮤니케이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주말 동안 연락 없고 월요일 지나가길래 아무래도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이런 말은 메시지보다는 직접 뵙고 말씀드리는 것이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너는 니 원하는 만큼 생각할 시간을 가졌어.


하지만 너는 2가지 중요한 것을 나에게 보여주지 못했어.


첫 번째는 기다리는 사람의 마음을 배려하지 않는 커뮤니케이션.


너는 이 부분이 치명적으로 없고.


두 번째는 그런 제안을 고민 끝에 한 나에게서 뭘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것보단


그냥 네 인생만 고민하는 소인배 역량.


그리고 나는 보통 사람들에게 주는 시간보단 암묵적으로 더 긴 시간을 너에게 줬어.”



대화를 나눌수록 대표님의 페이스에 말려들었다.


나는 잘못한 사람,


대표님은 그런 사람을 받아주는 프레임으로 굳어져갔다.


그럼에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했기에 나는 숙였다.



한참 동안 나는 잘못하고 부족한 사람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리고 바꾸겠다고 고치겠다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그렇게까지 했을까 싶지만,


그런 순간들을 경험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고 스스로를 달랬다.



“내일 찾아와라.


다시 이야기 살짝 하자.”



“네, 내일 몇 시에 시간 되시는지요?”



“오늘 이 순간부터 담배 끊어라.


담배 피우면 나랑 인연 끝이다.


변해라 자식아.


4시 반 정도에 사무실로 와.”



“네, 내일 4시 반에 찾아뵙겠습니다.”



다음날 사무실로 찾아갔다.


“약속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했는데,


카페테리아에서 기다리면 될까요?”



5시 20분이 지나서 답장이 왔다.


“나 미팅 끝. 기다려라.”



카페테리아에서 한참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의 90%는 나의 단점에 대한 지적과 질책이었다.


나머지 10%는 그걸 바꿔야 한다는 이야기였다.



나중에 입사한 후에 알게 된 것이지만,


김성주 대표님은 상대의 단점을 알게 된 순간부터


그것에 대한 지적과 질책으로 상대를 누르는 스타일이었다.


요즘 말로 가스라이팅을 잘 시키는 스타일이었다.



암튼 우여곡절 끝에 회사에서 일하기로 했다.


첫 번째 숙제를 받아서 나오며 다짐했다.



‘이곳에서 최대한 빨리 많이 배우고 내 것으로 만들어서 독립하자!’



입사 첫날 팀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하나씩 일을 배워나갔다.


다들 엄청 열정적이고 일을 열심히 했다.


대표님의 페이스북에 소개된 것처럼 매일 야근을 하면서 열심히 했다.



첫 주는 다른 팀원들보다 조금 일찍 퇴근했다.


퇴근 시간은 22시였다.


다른 팀원들은 대부분 새벽 1~2시에 퇴근한다고 했다.


다들 대단한 열정이라고 생각했다.



둘째 주가 되었다.


이제는 다른 팀원들처럼 새벽까지 함께 일을 했다.


10일 차쯤 되었을 때 개인적인 일 때문에 23시에 퇴근을 하게 되었다.



갑자기 김성주 대표님께 개인 DM이 왔다.


"네가 왜 김 PM보다 먼저 퇴근을 하는 거냐?”


“네?”


“너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구나.


내일 출근하면 나랑 면담 좀 하자.”



그렇게 나의 고난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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