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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angers Apr 04. 2024

인사가 만사다를 배우다.

[행복을 찾아서]

몇 달 고생한 끝에 우리는 마침내 해냈다.


우리가 생각한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새롭게 인력도 충원하고, 


팀도 세팅하고,


이제 앞으로 달려 나가기 위해서 


파트 전체가 힘을 모아서 나아가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세상일이 내 생각처럼 되지 않았다.


문제가 생겼다.


인사가 만사라는 말을 체감하는 경험이었다.




첫째, 디자인팀과의 분쟁 이슈다.


새로운 서비스는 0에서 1을 만들어야 했다.


하지만 우리 회사에는 브랜드, PR 담당자가 없었다.



내가 추구하는 업무방식은


PM, 기획자, 디자이너, 개발자가 다 같이 좋은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 협업하는 방식이다.


우리 모두가 문제 해결자가 되어서 각자의 직무에서 바라본 문제들을 함께 해결하길 바랐다.



하지만 디자인팀과 개발팀의 생각은 달랐다.


기획자가 만들어준 기획서에 따라서 디자인과 개발을 하길 원했다.


그래도 개발팀과는 조절이 가능했으나 디자인팀은 완강했다.



특히 디자인팀장님은 N사에서 브랜딩 업무 경험이 있다고 하셨으나,


함께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예전에 우리 파트와 몇 차례 업무적으로 분쟁이 있었던 것을 마음에 담아둔 것 같았다.


대표님을 통해서 좁혀보려고 했으나 결국 실패했다.




둘째, 프로젝트에 배정된 개발자의 퇴사 이슈다.


우리 회사에서 개발자 커리어를 시작한 친구였고,


사적으로 여러 번 술자리를 하면서 관계가 조금 있었다.



우리 회사에는 개발자가 많지 않았기에 한 명 한 명이 소중했다.


특히 프로젝트에 배정된 개발자가 총 2명인데,


그중 한 명이 나가겠다고 한 것이라 프로젝트가 당분간 중단될 위기였다.



다행히 그 친구와 몇 차례 티타임과 식사, 술자리를 가지면서 함께 프로젝트를 하기로 설득했다.


그 친구의 이야기를 경청하려고 노력했고, 어떻게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지,


앞으로 어떤 커리어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해줄지를 어필했던 것이 통했던 것 같다.




셋째, 신규 채용한 기획자 이슈다.


우리 프로젝트는 고객 취향 기반 쇼핑 플랫폼이었다.


고객 취향 기반이라는 분야는 회사 내부적으로 경험치가 있었으나,


커머스 분야는 경험치가 거의 전무했다.



어쩔 수 없이 커머스 경험이 있는 기획자를 신규 채용하기로 했다.


벤처기업에서 채용이란 어려운 숙제 중 하나이다.


지원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많지 않은 지원자 내에서 좋은 사람을 뽑는 것도 어렵다.


그래서 투자를 받은 기업이 좋은 인재를 뽑고 서비스를 키우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3개월 동안 정말 많이 면접을 봤고, 


그중에서 고르고 골라서 채용을 했으나,


여러 가지 사유로 입사 취소가 발생했다.



그러다 우리가 원하는 수준은 아니었으나,


80점은 될 것이라 판단하여 한 분을 채용했다.



하지만 채용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처음엔 우리 파트를 성장시키기 위하는 척했지만,


수습기간 3개월이 지난 후부터 그분은 조금씩 본색을 드러냈다.



아이가 아프다, 집에 일이 생겼다고 갑자기 아침에 연차를 내는 경우가 있었고,


업무시간에 종종 웹툰을 보거나 졸았다.



제일 안 좋은 점은 정치질을 하는 것이었다.


하루는 나에게 술을 한잔 하자고 했다.


업무 때문에 고민이 있어서 그런 줄 알고 응했다.



“지미, 그거 알아요?”


“뭘요?”


“제니랑 써니가 지미 뒤에서 뒷담 화하는 거 알아요?”


“아 그래요?”


“제가 웬만하면 말씀 안 드리려고 하다가 아셔야 할 것 같아서 말씀드려요.”


“아 그랬군요. 말씀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제니, 써니랑 술자리 하시는데, 


저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면 잘 들어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위로해 주세요.


제가 하는 것이 파트원들 마음에 들지 않은 부분들이 있을 테니까요.


대신 저한테 그분들이 뭐라고 말했는지 말씀 안 해주셔도 됩니다.”


“아. 네. 그렇게 할게요.”



나는 정치질을 정말 싫어하는 사람이다.


나에 대한 험담을 하는 사람보다 


나를 위하는 척 말하며 이간질하는 사람이 더 싫다.



그때 경험을 통해서 조직문화, 채용, 업무 프로세스 등 


일을 잘하기 위한 것들에 대한 학습을 많이 했고 성장했다.




세상은 해결해야 할 문제 투성이지만, 


이슈가 계속 터져서 쉽지 않았다.



그렇게 조금씩 나도 지쳐갈 때쯤 

기회가 찾아왔다.

이전 07화 신규 투자를 유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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