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살고 싶었습니다.
2023년 5월 1일부터 1년간 정말 원 없이 그처럼 살았습니다.
매일 정해진 루틴대로 아침에 눈을 뜨면 읽었고,
러닝을 하고 나서 호수 공원 벤치에 앉아서 글을 썼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었던 이유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책,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을 읽고 나서입니다.
통장 잔고가 많이 줄기는 했지만, 너무 행복한 하루하루였기에 후회는 없습니다.
어제 저희 회사 팀원분께서 그 책을 읽으시는 것을 보고 다시 한번 그 책을 펴봤습니다.
책 내용 중 좋은 문구와 그에 대한 제 생각을 소개합니다.
1.
계속하는 것 - 리듬을 단절하지 않는 것.
장기적인 작업을 하는 데에는 그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나는 - 그런 여러 가지 흔해빠진 일들이 쌓여서 - 지금 여기에 있다.
저도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고 생각합니다.
사람마다 차이는 있겠지만,
저는 하루라도 빠지면 자신과 계속 타협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쉽게 한순간에 얻어지는 것은 없습니다.
꾸준히 한 점에 노력을 하다 보면 내 실력과 운이 맞닿았을 때 좋은 결과가 나오니까요.
한 번의 성공은 운으로 되지만, 지속적인 성공은 내 실력, 꾸준함이 있어야 합니다.
2.
어떤 일이 됐든 다른 사람을 상대로 이기든 지든 그다지 신경 쓰지 않는다.
그보다는 나 자신이 설정한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가 없는가에 더 관심이 쏠린다.
어제의 자신이 지닌 약점을 조금이라도 극복해 가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장거리 달리기에 있어서 이겨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과거의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제가 러닝 할 때 다른 사람과 경쟁을 신경 쓰지 않았던 이유는
무리하게 달리다가 부상당하는 경우를 많이 봤기 때문입니다.
러닝이 쉬운 운동 같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부상을 당합니다.
그 이유는 자신의 현재 상태를 고려하지 않고 무리한 목표를 잡아서입니다.
그래서 저는 어제의 나, 전주의 나를 상대로 러닝을 합니다.
처음 러닝을 할 때, 1km를 한 번에 띄는 것으로 시작해서 매주 100m씩 늘리는 것을 목표로 달렸습니다.
40주가 지나서 5km가 되자 다시 목표를 바꿨습니다.
5km를 평균 6분/km로 달리는 것을 시작으로 매주 2초씩 달리는 것으로요.
그러다 컨디션 저하로 5분 6초에서 멈추고 한참을 5km 달리기를 했습니다.
2023년 6월부터는 다시 매주 100m씩 늘리기 시작했고,
올초에는 매일 9.1km까지 달렸습니다.
하지만 제 몸이 회복할 수 있는 수준의 거리가 아니어서 다시 5km씩 달리고 있습니다.
3.
전력을 다해서 매달리고, 그래도 잘 되지 않으면 단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어중간하게 하다가 실패한다면 두고두고 후회가 남을 것이다.
‘진인사대천명’
20대 때 여러 가지 실패를 거친 후
스스로 마음을 추스르고 위로하기 위해 마음에 새긴 말입니다.
매일 러닝을 하면서 더 많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내가 하는 일이 다 잘 되었으면 좋겠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느냐, 먼저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왜 실패를 했는지 돌이켜보고
어떻게 개선하거나 보완할지를 고민하고 더 나음을 추구하면 됩니다.
저 또한 예전에는 그 실패에 대한 탓을 외부에서 찾기도 하고,
시간을 돌리고 싶기도 했었습니다.
그러나 누구를 탓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시간을 돌릴 수도 없습니다.
거기에 매몰되지 말고,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그러고 나서 얼마 있다가 담배를 끊었다.
매일 달리게 되면, 담배를 끊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금연은 간단한 일이 아니었지만 담배를 피우면서 달리기를 매일 계속할 수는 없다.
'더 달리고 싶다'는 자연스러운 욕구는 금연을 계속하기 위한 중요한 동기가 되었고,
금단현상을 극복하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담배를 끊는 것은 이전 생활과의 결별을 의미하는 상징 같은 것이었다.
저 또한 러닝을 하고 비흡연자가 되었습니다.
처음부터 그랬던 것은 아니고
미닝풀 러닝을 시작하고 20일 정도 지나서 비흡연자가 되었습니다.
비흡연자가 된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20년 넘게 해 오던 하나의 습관을 버리는 것이니까요.
좋은 습관을 들이기는 것보다 안 좋은 습관을 버리는 것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흡연자가 될 수 있었던 것은
러닝이 끝난 직 후의 머릿속 느낌 때문입니다.
매일 러닝을 끝나고 나면 머릿속이
구름 한 점 없이 파란 하늘 같이 되고 엄청난 도파민이 분비됩니다.
그러고 집에 가자마자 습관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머릿속에 시꺼먼 먹구름이 끼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렇게 몇 달이 지나자 내가 뭐 하고 있나?
담배를 피워서 한순간의 쾌락을 추구하지 말고
인생 전체의 쾌락을 주는 행위를 하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날이 2022년 6월 19일이었고, 오늘로 766일이 되었습니다.
5.
그러나 무슨 일이 있어도 달리는 것을 그만둘 수는 없다.
매일 달린다는 것은 나에게 생명선과 같은 것으로,
바쁘다는 핑계로 인해 건너뛰거나 그만둘 수는 없다.
만약 바쁘다는 이유만으로 달리는 연습을 중지한다면
틀림없이 평생 동안 달릴 수 없게 되어버릴 것이다.
계속 달려야 하는 이유는 아주 조금밖에 없지만
달리는 것을 그만둘 이유라면 대형 트럭 가득히 있기 때문이다.
우리에게 가능한 것은 그 '아주 적은 이유'를 하나하나 소중하게 단련하는 일뿐이다.
시간이 날 때마다 부지런히 빈틈없이 단련하는 것.
제게 러닝은 코어습관입니다.
제 삶을 지탱하는 모든 습관을 지탱해 주는 습관입니다.
그래서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태풍이 몰아쳐도 뜁니다.
외할머니가 돌아가셔서 고향 부산에서 내려갔을 때도
장례식장으로 가기 전 아침에 뛰었습니다.
눈이 오는 다음 날 미끄러워서 뛰기 힘들 때는
눈이 쌓이지 않은 곳을 찾아서 좁은 곳을 반복적으로 뛰었습니다.
그렇게 한 이유는 제게도 매일 달리는 것은 생명선 같기 때문입니다.
데일리 러닝 초반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오늘 쉴까?
라는 마음이 들 때마다 제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것도 통제 못하면서 무슨 일을 하겠다는 거냐?’라고요.
6.
적어도 최후까지 걷지는 않았다.
고통스럽기 때문에 그 고통을 통과해 가는 것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에서 자신이 살고 있다는 확실한 실감을,
적어도 그 한쪽 끝을, 우리는 그 과정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이다.
개개의 기록도, 순위도, 겉모습도, 다른 사람이 어떻게 평가하는가도,
모두가 어디까지나 부차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나와 같은 러너에게 중요한 것은 하나하나의 결승점을 내 다리로 확실하게 완주해 가는 것이다.
혼신의 힘을 다했다, 참을 수 있는 한 참았다고 나 나름대로 납득하는 것에 있다.
저 또한 아직까지 걷지 않았습니다.
제가 미닝풀 러닝을 시작하고 저와 약속한 것입니다.
너무 힘든 순간이 와서 천천히 뛸지언정 걷지 말자.
제게 중요한 것은 남들과 같은 기록으로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것, 내가 세운 목표와 프로세스대로 한 걸음씩 나아가는 것이니까요.
오랜만에 다시 정리를 하니 새롭네요.
너무 좋은 러닝,
이래도 시작 안 하실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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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하!
당신만의 의미 있는 인생을 사세요.
유캔두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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