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목소리와 싸우기

불안한 서른, 그래도 괜찮다고 말하고 싶었다

by 밍뚜



서른이 된 지금, 비슷한 또래의 브이로그를 보며 위안을 얻는 중이다.
누군가는 워라밸을, 누군가는 퇴사와 도전을 이야기한다.
나는 아직도 묻는다. “정녕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뭘까?”
수없이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 기약 없는 불안을 껴안은 채 하루를 보낸다.
불안을 피하고 싶으면서도, 그것을 다스릴 방법조차 몰라 답답할 때가 많다.


요즘은 광고대행사 브이로그를 자주 본다.
생각보다 많았지만, 최근 업로드는 드물었다.
대부분의 영상은 ‘갓생’을 살아내는 듯 보였지만, 인터뷰 속 말들은 달랐다.

“이 일은 생각보다 버겁지만, 그래도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

그 말을 듣는데 이상하게 위로가 됐다.
나는 대단한 자아실현을 꿈꾸는 사람도 아니고, 그만큼의 고생을 감당할 자신도 없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보고 싶은 마음은 여전히 남아 있었다.

문제는 늘 현실이었다.
계속 계약직, 인턴직으로 전전하며 미래는 불확실했고
나이도, 경력도, 공백도 신경 쓰였다.


‘이제는 뭘 붙잡아야 하지?’
그런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속으로는 “조급해하지 말자”라고 되뇌지만,
한편으로는 이렇게 흔들리는 자신이 더는 용납되지 않는 조급함이 스며들었다.


그러던 어느 날, 책에서 이런 문장을 봤다.
“속도보다 중요한 건 방향이다.”
당연한 말인데, 그때는 이상하게 가슴에 남았다.
하지만 막상 ‘방향이 맞는지’ 확인하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 몰랐다.
그래서 더 초조했다.

확인하려고 애쓰는 그 행위 자체가 결국 나를 더 조이는 일이었다는 걸,
한참이 지나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잠시 멈췄다.

요즘은 내가 좋아하는 걸 하나씩 나열해 본다.
재즈를 좋아하고, 웹소설을 사랑하고, 위스키 향을 좋아한다.
러닝을 즐기고, 몇 번의 마라톤에도 나갔었다.
강아지를 좋아하지만 고양이와 살고 있고,
연애는 부질없다 생각하면서도 3년 넘게 같은 사람을 만나고 있다.
성과에 대한 인정을 받고 싶고,
같은 직급 안에서는 동등한 대우를 받고 싶다는 마음도 있다.


그렇다면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출판사로 간다면 즐겁게 일할 수 있을까,
광고대행사에 들어간다면 만족할 수 있을까.

아직 답은 없지만,
그 고민 자체가 나를 조금은 단단하게 만드는 것 같다.

생각해 보면, 이런 방황도 청년의 특권인지 모른다.
서른이니까 흔들리고, 불안하니까 사람이고,
그럼에도 내일 출근길에 록 음악을 들으며 리듬을 타는 나..
그게 지금의 ‘갓생’ 일지도 모른다.
결국은 그렇게, 스스로를 다독이며 매듭지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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