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는 결국 '즉흥연주'에 따라 이러쿵저러쿵 말이 생기는 (?) 음악이다.
일반인에게 그것도 취미로 하는 일반인들에게 무의식에서 즉흥연주를 이끌어내긴 어려운 일이다. (가끔 아주 어릴 때 클래식을 꽤 진지하게 연주했던 사람들은 일반인이라 하더라도 기본적인 테크닉이 워낙 좋아서 예외다.)
그래서 나름 기준을 정한 것이 '교육을 통해 도달할 수 있는 궤도는 분명히 있다.'이다. 그래서 완전히 무의식에서 뽑혀 나오는 즉흥연주가 아니라 누군가가 연주한 것을 모방하면서 발전시켜 보는 연습을 주로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부터 문제가 생기는데.. 무엇이냐면 생각보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는 것이다.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는,
누군가가 연주해놓은 음악을 듣고 악보로 옮기는 것. (음악을 듣고 음표로 정확히 음악을 그리는 것을 채보라고 부른다. 내가 듣고 있는 음악을 악보로 옮기는 상상만 해도 아찔 할 것이다. 이것이 불가능하면 누군가가 채보한 악보를 보면서 다음 챕터로 넘어간다.)
채보된 악보를 보고 연습을 하는 것. (음원과 흡사할 정도로 연습을 진행한다. 이때 나도 모르게 손이 외울 정도로 연습을 한다.)
완전히 암기한다. (악보를 외워서 연주하는 것을 암보라고 부른다. 눈을 감고도 칠 수 있으면 된다.)
이 정도가 기본 프리셋인데 이걸 알고 나면 도전하기가 쉽지 않다.
이렇게 심각하게 배워야 한다고? 싶지만 당연 더 쉽게 배울 수 있도록 지도하려 한다.
하지만 상담할 때부터 단칼에 안된다고 거절하는 케이스가 있다.
바로 '빠른 시간 안에 재즈 피아니스트처럼 재즈 연주 하게 해 주세요'라는 주문이다.
시간을 들어야만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고 믿는 사람으로서 그 주문만큼은 수락하기가 어렵다. 재즈는 시간을 들여야만 얻어지는 것 중 하나라고 생각을 하기도 하거니와 빨리 얻어지는 것들은 빨리 소멸된다고 믿고 있어서 그런 듯하다.
그러면 주변에서는 "너 그렇게 레슨 하면 돈 못 벌어~~ 타협을 어느 정도 해야지~~~"라고 하지만
큰돈 벌고 싶었으면 레슨 안 하고 다른 거 했겠지...?
느리게 얻어지는 만큼 죽을 때까지 형언할 수 없는 마음을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으면 좋겠다.
시간을 들여야 얻어지는 것은 결코 나를 떠나지 않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