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무일만되면 어디 버릴 것이 없나 이방 저 방 먹잇감을 찾듯 어슬렁 다니는 게 일상이 되었다. 아직도 소소한 집정리는 계속 진행 중이다. 큰아이 수납장에 어린이집 때부터 받은 색연필과 조카가 쓰던 크레용 같은 제품이 2개 이상은 되었다. 하나씩만 놔두고 비우기로 결정한다.1, 2천 원 받기도 머 한 그냥 필요한 사람 있으면 얼른 가져갔으면 했다. 당장 비우고 싶은 마음이 더 앞섰다.
미처 정리하지 못한 물건들이 어디서 자꾸 나타나는지보물상자도 아닌 것이 정말 보물이었으면 이렇게 선 듯 나눔까지 생각했을까. 지금 사용하지 않는 물건은 더 이상 보물이 아니다. 현재 필요하고 오늘도 사용되고 있는 물건이 소중한 보물이다.
나눔은 그 어떤 대가를 받지 않는다.나에겐 쓸모가 없고 앞으로도 쓰지 않을 물건을 더 필요로 하며 잘 사용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나눔을 한다.
그런 나눔의 참뜻을 저버리고 약간의 가시가 돋았다.
두 번의 나눔을 했다. 이게 끝이 아니다. 나눔 종료를 해야기에 먼저 따뜻한 후기를 보내준다. 이게 은근히 기다리게 만든다. 처음 약속 잡은 한 명은 답장후기가 오지 않았다. 헛웃음이 났다. 이걸 바라고 나눔 한 게 아닌데 지금 무엇 때문에 언짢은 건지. 그에 비해 다른 한 명은 보낼 수 있는 최대 한의 따뜻한 후기를 보내주었다. 이게 뭐라고 잠깐의 기대감에보답하듯 꽁했던 마음이눈 녹듯 사라졌다.
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많이 허비하는 것도 아닌데 좋아요 후기하나 보내지 못하나 하는 혼자만의 옹졸한 마음이 들었다. 못났다 못났어. 우리 집 비우려고 시작한 나눔이 이런 못난 마음이스며들었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며 넘기자. 오히려 얼른 가져가주어 더 감사하다는 마음을 먹어본다. 본연의 의미를 거듭 되새긴다.
그건 그거고 이보다 더 큰 기쁨이 있으니 여유로운 공간은 약간의 스크래치 난 마음에 마데카솔보다 더 강력한 치료제가 되었다. 나눔으로 인한 따뜻한 후기는 생각보다 더 뿌듯했다. 참 별거 아닌 거 같으면서도 사소한 후기하나에 마음의 온도가 깃털처럼 가볍게두둥실 떠다닌다. 당근에도거래온도가 있다. 서로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한 거래는 조금씩 온도를 높여준다. 비용을 내든 나눔을 하든 1도의 온도와 한켠의 텅 빈 공간을 위해 오늘도 여기저기 기웃거리며당근마켓에 내놓을 물건을 찾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