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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지탱해 주는 세 가지

by 햇님이반짝


휴무일 아침, 공원으로 달리기를 하러 나섰다. 도서관에 대여한 책을 반납하고 달리기를 끝낸 후 다시 책을 빌릴 예정이다. 바쁜 일상 속 드물게 여유로운 날, 그 시간을 나를 위해 쓰기로 했다.


언제나 그랬듯 달리기는 시작이 가장 어렵다. 뛰기 시작하고 1분도 안 돼서 '왜 시작했을까''여전히 힘드네''3km만 뛰어야지'라고 오만 생각이 다 난다. 몸도 마음도 무겁다. 그러다 2km, 3km 지나면 호흡이 조금씩 안정된다. 달리는 건 여전히 힘들다. 그럼에도 굳이 걷고 달리는 이유가 있다.






글쓰기를 핑계로 카페라테도 마셔야 하고 같이 곁들일 빵과 과자도 먹어야 한다. 안 먹는다 소리는 못 하겠다. 다이어트 때문에 하는 운동이 아니다. 먹을 때 먹고 뛸 때도 즐겁게 달리려고 한다. 세상엔 맛있는 음식들이 많다. 그 음식을 다 외면하지 못한다. 입이 심심하면 냉동실에 고이 모셔둔 초콜릿이라도 찾는다. 입안에서도 녹고 마음도 녹는다. 남편이 나의 간식 취향을 간파해 계속 사다 놓는다. 모른 척할 수 없다.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걸어야 하고 뛰어야 한다. 안 먹고 안 뛰기? 그럼 무슨 의미가 있나. 재미도 없고 낙도 없다. 그나마 하루 두세 번 마셔 됐던 믹스커피 끊은 지는 일 년이 넘었다. 이걸로 위안 삼아본다.




한때 걷기만 했다. 먹는 거에 비해 걷기만 해서는 안 될 것 같았다. 조금씩 뛰기 시작했다. 잊을만하면 달리기를 하니 더 이상 체중이 늘어나는 일은 없었다. 왜 걷고 뛰어야 하는지 이유를 알아야 유지할 수 있다. 간식의 유혹이 큰 만큼 걷고 달리는 이유도 확고해진다.






커피와 과자, 걷고 달리며 글까지 쓰면 1석 3조. 이 세 가지 모두 나를 지탱해 주는 것들이다. 간식, 걷기, 쓰기까지 끊어야 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직은 그러고 싶지 않다. 조화롭게 잘 유지해 나가는 방법뿐이다. 군것질은 좀 줄여야겠지만 운동만큼은 계속 이어가야겠다. 이렇게라도 뛰고 나면 마음의 짐도 내려놓고 글까지 한 편 완성된다.



간식의 유혹에는 흔들릴지언정 나를 돌보는 일에는 굳건해야겠다. 무엇이든 즐겁고 꾸준히 계속하기 위해서는 달콤한 안정제(?)와 채찍질이 필요하다. 간식과 운동.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이 되었다. 오늘도 맛있게 먹고 움직여야지. 먹기만 하고 눌러앉는 것이 아닌 다시 걷고 뛸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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