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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Dec 18. 2023

월요일이 기다려진다


사람들은 누구나 크고 작은 불안을 품고 산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당장의 몸과 마음은 편할지언정 불안의 씨앗은 점점 더 자라나기 시작한다. 자칫하면 씨앗은 덩굴이 되어 그 속에 갇혀버릴지도 모른다. 한 줄이 두 줄이 되어 덩굴을 걷고 밖으로 나온다. 글을 쓰고 있는 도전을 하고 있음에도 불안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 단지 그 티를 내고 있지 않을 뿐. 불안을 없애기 위해 씨가 되는 행동들을 최대한 멀리하려 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도 늘 있게 마련이지만.






 편한 주말을 보냈다. 그렇다면 마음은? 일요일은 더 적극적으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짐에도 마음속으론 무언갈 해야만 하는 압박이 조여 온다. 하지만 오랜 정적을 붙잡을 수 있는 환경은 되지 못한다. 아니 내 마음이 하려고 하지 않는 것인지 괜한 주변 탓을 .



둘째의 사운드는 꺼지지 않는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아프지 않으니 떠드는 것이다. 오히려 조용하면 더 불안하다. 그러나 나의 집중력에 한계가 있어 눈은 책을 향하지만 글자만 동동 떠다닐 뿐이다. 둘째 머라 할 것 하나 없이 한 곳에 몰입하지 못한 오로지 내 문제다.






차라리 출근하는 월요일이 더 편하게 다가온다. 해야 할 일이 있는 곳 그리고 안정된 루틴이 생긴다. 점심시간과 틈날 때마다 짬 내서 쓰는 몇 줄이 더 단단하게 만들어 준다. 연히 시간이 여유롭다고 해서 쓰고자 하는 마음이 불쑥 생기진 않는다. 초는 초대로 분은 분대로 지나간다. 그래서 이곳을 벗어나지 못하는 것 일수도.



막연히 불안하지 않다는 결론이 아니다. 불안이라는 아이를 멀리하려 할수록 더 가까이 다가온다. 코끼리를 생각하지 않으려니 코끼리가 더 생각나고 술을 안 마셔야지 하니 더 알코올이 생각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불안이라는 아이와 잘 상의를 한다. 왜 불안한지. 평생 함께 해야 한다면 잘 다독거려 더 이상 몸집이 커지지 않도록 타이른다. 무엇이 문제인지 물어보고 인정하기. 무조건 괜찮다고 덮어둘 일이 아니다. 



작가가 되기 전 쓰지 않을 때를 돌이켜보면 일요일 저녁만 되면 나도 모르는 사이 침울함에 빠져있기도 했다. 왜 내일이 월요일이라며 들어주는 이 없이 허공에 외쳐대기만 했다. 그래봤자 남는 건 없다. 마음만 더 울적해졌다.

 





월요일이 은근 기다려진다. 이제 월요병이라는 단어와는 이별을 고한다. 글을 쓰려고 마음을 먹으니 월요일이 꼭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긍정의 힘으로 받아들인다. 주말 동안 느슨해졌던 마음을 다시금 잡아본다. 일상으로 돌아가는 루틴 있는 삶이 정신을 번쩍이게 만든다.



가족들은 내 마음의 근본적인 충전이자 배터리 역할이기도 하다. 매번 어떻게 백 프로 충전을 요할까. 평일이 좋은 이유다. 다시 시작하는 월요일이 좋다.












사진출처: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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