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작가가 된 후 1년 만에 심장이 다시 나대기 시작한다. 이번 설렘은 그때와는 또 다른 떨림이다. 드디어 그분을 만나 뵈러 간다. 우리 지역 강의를 하러 오신 적은 있어도 그 흔한 연차도 월차도 없어 단 한 번도 갈 수 없었다. 그분의 도움으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그분 덕분에 함께 글을 쓰는 동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분은 슬기로운 초등생활을 운영하시는 이은경작가님이시다.
1년간 쓰지못할 때는 있어도 동기들과의 소통은 놓지않았다.글로 소통하는 우리가 좋다. 함께 있는 단톡방에서도 꼭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안에 소속되어 있는 것만으로도힘이 되어지금껏 글을 이어올 수있었다.
빨간 티, 빨간 귀걸이, 빨간 신발, 빨간 속옷까지 걷다가도 빨간색만 보이면 절로 눈이 돌아간다.지하쇼핑몰을 걷다가 빨강목도리에 시선이 멈췄다.이번 슬초프로젝트 1기의색맞춤이다. 2기는 파랑이다. 만나면 태극물결이 절로 연상될 것 같다.
프로지방러가 될 줄 몰랐다. 사십이 넘도록 서울에 발한번 들여놓을 일이 없었다. 머리 털나고 처음이다. 혼자서 간다. 여러모로 떨린다. 이렇게 시작하는 거다. 한번 발 들이기가 겁나지 두 번 세 번 못 갈까. 하마터면 평생 우물 안 개구리로살아갈뻔한 아줌마를 글의 세계로 결국 서울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사실 이 주 전까지만 해도꿈도 꾸지 못했다. 한 달 전 혹시나모를 서울행에 실장님에게 넌지시 이야길 던져두었다. 그리곤 다른 직원이 개인적인 일로토요일에 빠지는 덕에 원장님의 코털을 건드리게 되었다. 토요일 근무하는 거 뻔히 알면서 나간다는 말 한마디에 지레 포기를 하게 되었다. 실장님이 오히려 등 떠밀어주셨다. 원장님에게 대신 말해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주셨다. 지금껏 무단결석 지각 한번 없이(당연한 건데) 다닌 보람이 오늘을 위한 것인지 그리고 서울은 보내주되 직장은 나가면 안 된다는 통보와 함께 무사히(?)기차표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