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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Nov 25. 2023

지금 만나러 갑니다

심장아 나대지 마


브런치작가가 된 후 1년 만에 심장이 다시 나대기 시작한다. 이번 설렘은 그때와는 또 다른 떨림이다. 드디어 그분을 만나 뵈러 간다. 우리 지역 강의를 하러 오신 적은 있어도 그 흔한 연차도 월차도 없어 단 한 번도 갈 수 없었다. 그분의 도움으로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그분 덕분에 함께 글을 쓰는 동기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분은 슬기로운 초등생활을 운영하시는 이은경작가님이시다.


1년간 쓰지 못할 때는 있어도 동기들과의 소통은 놓지 않았다. 글로 소통하는 우리가 좋다. 함께 있는 단톡방에서도 말을 하지 않아도 그 안에 소속되어 있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어 지금껏 글을 이어올 수 있었다.






빨간 티, 빨간 귀걸이, 빨간 신발, 빨간 속옷까지 걷다가도 빨간색만 보이면 절로 눈이 돌아간다. 지하쇼핑몰을 걷다가 빨강목도리에 시선이 멈췄다. 이번 슬초 프로젝트 1기의 색맞춤이다. 2기는 파랑이다. 만나면 태극물결이 절로 연상될 것 같다.



프로지방러가 될 줄 몰랐다. 사십이 넘도록 서울에 발 한번 들여놓을 일이 없었다. 머리 털나고 처음이다. 혼자서 간다. 여러모로 떨린다. 이렇게 시작하는 거다. 한번 발 들이기가 겁나지 두 번 세 번 못 갈까. 하마터면 평생 우물 안 개구리로 살아갈뻔한 아줌마를 글의 세계로 결국 서울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사실 이 주 전까지만 해도 꿈도 꾸지 못했다. 한 달 전 혹시나 모를 서울행에 실장님에게 넌지시 이야길 던져두었다. 그리곤 다른 직원이 개인적인 일로 토요일에 빠지는 덕에 원장님의 코털을 건드리게 되었다. 토요일 근무하는 거 뻔히 알면서 나간다는 말 한마디에 지레 포기를 하게 되었다. 실장님이 오히려 등 떠밀어주셨다. 원장님에게 대신 말해주겠다며 적극적으로 나서주셨다. 지금껏 무단결석 지각 한번 없이(당연한 건데) 다닌 보람이 오늘을 위한 것인지 그리고 서울은 보내주되 직장은 나가면 안 된다는 통보와 함께 무사히(?) 기차표를 끊을 수 있게 되었다.






지금 내가 가는 곳은 단순 서울행이 아니다.

나와 같은 꿈을 꾸고

나와 같은 미래를 상상하는

든든한 동지들을 만나러 간다.

우리 모두의 바람이 있는 그곳으로 



지금 만나러 갑니다





다음편에 계속...

https://brunch.co.kr/@jinaeroom/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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