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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햇님이반짝 Mar 02. 2024

200편의 선물


세상에 이런 일이다. 어제 오후 노트북을 켰다. 브런치스토리 첫 장면이 나오고 낯익은 제목이 보였다. 순간  트북이라서 떴나라생각을 했다. 만큼 믿기지 않았기에. 지금껏 휴대폰앱에서의 뜬 글은 지만 노트북으로는 '어머니 두부조림 해주세요' 글만 보았기에 이번 장면이 더 놀라울 수밖에 없다. 그것도 에디터픽 신작 브런치북이라니!!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여나 사라질까 타임스탬프로 현장 사진을 남겨놓았다. 마음 같아선 백장이고 이백 장이고 찍어대고 싶은 순간이었다.  



<엄마도 사춘기는 처음이라> 브런치북은 작년 브런치북 공모전기간에 그동안  두었던 글로 엮었다. 아이들과 있었던 일 하나하나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기록했다. 열만 받고 말았으면 연기처럼 사라졌을 날들을 품었더니 200편째 쓰는 오늘 깜짝 선물이 되어 돌아왔다. 마음이 붕 뜬다. 다른 작가들의 픽은 당연하게 여기면서 내 브런치북이 뜨니 의심부터 들었다. 픽한 데는 다 이유가 있을 거라며 믿어본다. 글은 둘째치고 내도록 똑같은 화면만 새로고침을 해댄다.






22년 12월 16일 브런치 작가가 되었고 23년 10월 3일  백편의 글을 썼다. 백 편까지 10개월이란 기간이 걸렸고 이백 편을 쓴 오늘까지 5개월이 걸렸다. 무슨 일인고. 글을 어떻게 써? 내가 무슨 글을?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모든 게 막연하기만 했다. 지금도 술술 풀리는 글은 없지만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매달려본다.


현재 유지하고 싶은 일이 있다. 걷가끔 달리며 금주하고 어제는 믹스커피도 끊어보려는 선언이 이곳에 글을 쓰기 위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떡해서든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위한 수단이기도 하다.   






고작 이백 편에 이십 년 썼던 것처럼 지난날을 돌아본다. 스스로 뿌듯해하며 앞으로 백 편씩 쓸 때마다 수상소감하듯 써내야겠다. 모든 의미는 내가 부여한다. 잘했다. 잘하고 있고 앞으로  써질 때도 그냥 쓰고. 막혀도 쓰고 잘 써지면 더 파고들자. 백도 꿈의 숫자였고 이백도 꿈이었다. 작은 성취감이 브런치에 문지방이 닳도록 만들었다. 다시금 삼백편의 꿈을 꾸며 부끄럽지만 포부 있는 글을 써낸다. 집안일은 해도 해도 끝이 없으니 조금  미뤄두기로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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