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6 딸이 1박으로 야영을 가는 날이다. 일곱 시에 집에서 나간단다.아침밥을 주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일어났다.다른 날같으면 아침을 주고 빛과 같은 속도로 이부자리와한 몸이 되고도 남았다. 밤아홉 시에 글쓰기수업이 있어 퇴근 후 운동할 시간이 빠듯하다. 지금 아니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이라도 뛰기로 마음먹었다. 집 근처학교운동장으로 향했다.
얼마만의상쾌한 공기인지, 숨 막힐듯한 무더운 여름이 지나고 거짓말같이 가을이 왔다. 이게 뭐라고,아침 공기를 마셨을 뿐인데 세상 마음이 뻥 뚫렸다.
이미 운동장을 걷고 뛰는 사람들이 있었다. 학교에서는 봄, 가을로 등교시간에 최신음악을 틀어준다. 집에서도 들린다. 며칠 전부터 음악소리가 다시 들렸다. 현장에서 들어보니더 경쾌하다.걷기 딱 좋은 시간이다.학생들은등교와 동시에 운동장을 돌고 교실로 들어갔다.규칙인듯했다.
운동장 한쪽에 일곱 개의 스크린진열대가 서 있었다.진열대마다 다른 책내용이눈길을 끌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등학생 때부터 자기 계발에 관심을 가지면 훨씬 빠른 역행자의 삶을 살게 될 텐데, 학생들은 매일 보는 거라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려나 싶다. 다음에 올 일이 있으면 진열대마다 사진을 찍어 두고 싶다.
95퍼센트의 인간은 타고난 운명 그대로 평범하게 살아간다. 이들을 순리자라 한다. 5퍼센트의 인간은 정해진 운명을 거스르는 능력을 갖고 있다. 이 능력으로 인생의 자유를 얻고 경제적 자유를 누린다. 정해진 운명을 거역하는 자, 나는 이를 역행자라 부른다.
<역행자>
등교시간과 맞물려 몇 바퀴만 돌고 가까운 공원으로 갔다.내가 좋아하는 초록 물결 안이다. 그 속에서 뛰고 있으니 한층 더 발걸음이 가벼웠다. 여유롭게 출근하기 위해 4킬로미터만 뛰고 돌아왔다. 처음 설정한 5킬로미터를 마저 채우지 못해 아쉬웠지만 이미 땀범벅이었다. 내일도 이른 아침에 나올 수 있기를 속으로 다짐했다(과연). 집에 오자마자3일 전부터 시작한 플랭크도 1분 채웠다. 샤워를 하고 요거트에 블루베리를 먹었다.여유롭게 준비하고 집을 나섰다. 출근 길이 산뜻했다.
생각만 하던 출근 전 운동을실행했다.대단한 일을 해낸 기분이다.아침 운동을 나가려고 했던 작은 마음은 순리자가 아니었다. 운명을 거슬러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고자 오늘만큼은역행자가 되었다. 출근 전 고작 30분이다. 이 시간이 매일 쌓이면 뭐라도 될 것 같은데 아침잠은 왜 그리도 많은지. 순리대로살지 않기 위해 글쓰기만은 놓지 말아야겠다.
P.S: 역행자 논란이 있다며 조카에게 전화를 받았다. 논란은 논란이고 나에게 필요한 부분은 받아들이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