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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큰 기쁨!

나에게 보내는 긍정메시지

by 햇님이반짝


임티: 이모티콘을 줄인 말


일 년 전 카카오톡에서 이모티콘 무제한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일주일 동안 행복했다. 남편에게 평소 직접 말하지 못한 애정표현을 임티의 힘을 빌려 전하였다. 그 덕에 무제한 이모티콘의 결말이라는 글을 발행하였다.


이때만 해도 금주한 지 한 달도 안 될 때라 금단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이모티콘에 더 빠져들었다. 금주가 우선이었기에 술생각이 날 때마다 술에 관련된 이모티콘을 마구 날리면서 또 다른 희열을 느꼈다. 그 이야기로 중독은 또 다른 중독을 부른다는 글을 발행하기도 했다.


임티의 늪에 빠져 결국 구입을 하였다. 쓸 때마다 내가 하는 말이 분명해지고 힘을 실어는 점이 좋았다. 장점만 있는 건 아니었다. 한 달 동안 사용하면서 한 가지 단점을 발견했다. '행복'이라는 단어 하나에 수많은 종류의 이모티콘을 고르는 재미는 곧 그만큼의 시간과 정성을 들여야 했다. 결단이 빠른 사람은 보자마자 냉큼 선택하면 되지만 나는 괜히 신중해졌다. 이모티콘하나 고르는 시간이 아깝게 느껴졌다. 다 써보지도 못한 미련을 가지며 한 달에 3900원의 무제한 쓰임은 막을 내렸다.






그 후로 지금까지 기존에 있는 임티를 잘 사용하고 있었다. 카톡 대화창에 다양한 그림을 자주 사용한다. 그냥 대화만 하기엔 밋밋한 공간에 활력을 넣어준다. 늘 똑같은 이모티콘을 올리던 중 약간의 지루함을 느꼈다.

며칠 전 다시금 나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임티를 발견했다. 바로 초이텐션 기운을 가지고 있는 앙증맞은 그림이다. 40대가 가장 많이 쓰고 있었다. 마음에 쏙 들었다. 하나를 사용해도 기분이 좋아졌다.

사람마다 아끼는 기준이 다르다. 3천 원 하는 라테커피는 잘 사 먹으면서 이모티콘 하나에는 돈이 아까웠다. 기준은 하나의 이모티콘 안에 24개의 그림 중 자주 쓰는 것이 몇 개 없어서였다. 이번은 달랐다. 신중하게 고르고 골랐다. 24종류가 다 마음에 들었다. 무제한에서 벗어나 진짜 내가 좋아하는 그림만 쓴다. 더 이상 그림 고르느라 고민도 시간도 허비하지 않아도 된다.


이모티콘 산 기념으로 친구에게 이 긍정기운을 나눠주고 싶었다. 구는 이모티콘에 관심이 없지만 나의 반응에 호응은 해주었다.






아침마다 긍정에너지를 가지려고 하지만 매번 밝을 순 없다. 이모티콘의 찍한 움직임이 마음에 문을 두드렸다. 일일이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그 무엇이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 작게나마 미소 지을 수 있게 되었다. 소소하지만 큰 기쁨이다. 내가 하는 일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하루하루가 무료해진다. 행복 별거 아니다. 커피 한잔 값으로 나만 아는 즐거움을 찾았다. 이모티콘 친구들에게 보여주려고 샀지만 결국 나에게 보내는 긍정메시지다. 가 쓰고 내가 힘난다.

귀엽다 귀여워!♡






이모티콘 관련으로 예전에 써둔 글을 읽었다. 이럴 때도 있었구나 싶다. 기록하길 잘했다.


23.10.21


23.11.4

지금 이 글을 쓰며 다시 읽었더니 소름 돋을뻔했다. 그때 써 놓았던 새로운 중독거리들이 내 삶을 바꿔놓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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