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일 집에서 나가지 않고 하루를 보냈다. 새로운 것들은 전혀 없다. 즐거운 것도. 그저 다시 폐쇄병동에 들어가고 싶다는 생각만 끊임없이 들었다. 거기서는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었는데. 잘 살지도 못할 거면서 큰 병원비를 들여가며 입원할 자격이 있는지 의문이 들어 생각하기를 포기했다.
누가 억지로라도 집에서 날 끌어내줬으면 좋겠다. 밖에 나가기 위한 건덕지로 약속을 잡아두곤 하지만 막상 당일이 되면 나가야 한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괴로워지곤 한다.
이사 오기 전 집에서 살기 싫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목에 끈을 걸었다가 경찰분들이 출동하셨던 적이 있었다. 새벽에 오신 분들께 죄송한 마음이 들었으나 그분들이 해주셨던 위로의 말들이 아직도 귓가에 선하다. 나는 그저 관심이 필요한 것일까? 내가 죽지 않도록 곁에서 지켜봐 주고 토닥여줄 사람이 필요한 것일까?
오늘도 자발적으로 세상 속에서 나를 고립시킨다. 아무도 이런 내 모습을 몰랐으면, 그러나 누구 하나 알아줬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