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티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허기진 걸음이라 숨이 차

모래시계의 잘록한 허리

닮아가려는 스물 네 시간

인치마다 호흡을 나누고

조급한 마음에 허리부터 조이는 코르셋

미안한 듯 마무리는 나비 리본

춤 출 준비가 되었다


단세포생물처럼 복제된 내 앞에

어제 파티에 젖은 내가 늘어져 있고

이제 파티를 준비하는 내가 나란히 있다

배고픈 재색 연미복 차림의 비둘기 몇 마리

꼿꼿이 서서 가볍게 묵례한 후

어깨 너머로 어제의 흔적을 모은다


잘록한 시간의 흐름은 숨막히다

아니 숨가쁘다

셀 수 없는 내가 나를 밀쳐내고 밀려나온다

먼저 다다른 것이 우성인 듯 무려 으스대도

건널목에 선 나와 나들은

어김없이 음악을 기다리다


달려나간다

몰랐다 먼저 달아나는 시간이

되려 바닥이 된다는 것을

시계는 세계니 상관없다 돌려질 것을

어차피 음악이 바뀔 때마다

스텝이 바빠지는 댄서들의 태엽만 되감긴다


잠들어야 숨 쉴 수 있어서

술을 마신다 숨을 마신다

매일이 파티인 이곳에 진절머리가 났다

춤은 즐겁지 않고 음악은 소름끼친다

잠들고 싶다 무려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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