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거울 속 신의 모습을 닮아

나는 고독하고 사람들 속

섞이지 못하는 이질단백질처럼

관계에서 떨어져 나와

떨어지면 깨지는

깨져서 모래에 섞여야

빛을 흉내내서 빛날 수 있는

유리(琉璃), 그래 조각나는 게 나아

밤과 유리(遊離)되어야 별이 되지


날카로운 조각은 가끔

하얀 생채기를 내며 가슴에 떨어져

나를 던져야 나에게로 향하는 기도

그 가슴 어디쯤엔가 상처되어 박혀있을까

그래도 기억되겠지

누군가 그곳을 찾아오겠지


아니 오지 말았으면

나의 파편들이 나를 찾는 걸음에 박히는

찢어지는 고통을 몰랐으면


그저 기억 저편에 숨어

조각난 빛을 밤하늘에 뿌리는

별이었던 때를 기억해줘

아름답다 말하는 빛이

나의 상처임을 모르는 이들에게

밤처럼 침묵해줘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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