벗겨진 어둠 분홍빛 알몸
벗어놓은 옷더미 벗고 나오는 굳은 몸
떨리고 벌레가 기는 듯
할머니의 새벽은 등허리가 휘어요
뜨겁던 하늘은 식어
선선한 바람이 불어
파랗게 질린 몸
그 한기에 옷깃을 세우고는
기구하네요 나의 출근길은
너무나도 평범해서
할말 없네요
쓴 커피는 목이 메도 마시지 않아요
당분 빠진 인생 같아서
할머니가 길가에 앉아요
시들해진 고사리 빛 삶 같은
믹스커피의 부드럽고 달콤함에
비로소 미소 짓네요
나는 할말이 없네요
내가 앉은 이 자리마저도
너무나도 평범해서
민망하네요 내 삶이
미안하네요 나의 아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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