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흔적이 젖은 냄새로 다가옵니다
흘러내리면 들킬까 밤새 움켜쥐었던 눈물이
지나는 숨에 흔들립니다
떨어지게 해서도 안되고 닦아내서도 안됩니다
풀잎 맺힌 이슬 하나 다치지 않도록
조심스레 걸어야만 합니다
소리내어 울지 못한 당신에 대한 위로이자
차마 떠나가는 나에 대한 배려이자
흐느끼는 그대를 모른체 하는 외면이어야 합니다
그렇게 오는 시간이어야 합니다
이른 햇살이 안개빛 커튼을 젖힐 즈음
눈물이 반짝이며 들킬 겁니다
밤도 아니면서 빛나게 사라질 겁니다
별도 아니면서 긴 꼬리를 늘어뜨리며 떨어질 겁니다
반짝이는 것들이 사라지면 슬픔이 마를 테고
그 때 마음 편히 당신을 걷겠습니다
젖은 불빛이 말라가는 시간을 함께 하겠습니다
아침이, 꺼진 어제를 어느새 망각하며 걷고 있습니다
충분히 그런 시간이 온 듯 합니다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