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애 破愛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걸음마다 조각이 나

조각이 나고 또 조각이 나
조각에 베인 가슴은 움켜쥘 새 없이
조각이 나
묻은 그리움에서는 레몬향기가 나
나는 파과
상처 난 그리움 끈적이는 몸
알아주지도 않고 안아주지도 않아
기억이 나, 그래서 미워해, 이해해

봄은 늘 무언가를 버렸던 기억이 나
따뜻한 위선은 꽃으로 시선을 옮기고
뒤로는 잔인한 사월을
겨우내 품고 있던 사랑을
조각내고 있어 널 사랑했던 기억이 나
그 기억이 조각이 나
날 상처내는 조각에 기억이 나
기억의 상처에서 떨어진 피는
검은 땅에서 꽃이 되어 조각이 나

잠을 깨면 꿈은 조각이 나
조각이 나도 너와의 밤은 기억이 나
다시 피가 나고 또 조각이 나
늘 그래 늘 나
레몬향기가 꽃에서 걸음마다



[사진출처 - Pixabay]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