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내린 이슬이 숙취처럼 무거워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티셔츠가
웅크린 채 흐느끼고 있어
늘어져 방 안을 뒹굴고 있는 인지가 매달렸을까
목이 늘어난 티셔츠에 가슴은 무방비야
못다한 말들이 목구멍을 찔러오고
치열했던 이별은 증명되겠지
토해낸 것들을 다 이해할 수 있을까
슬픔에 대해서는 문맹인가 봐
상처는 소독이 중요하다 해서
쓰라리면 뭐든지 소독된다 생각했어
아빠의 담뱃침처럼 중독될 줄은 왜 몰랐을까
그냥 모기 물린 흔적이라 얕봤나 봐
긁을수록 커지는 그리움을 가려움이라 착각했나 봐
젖으면 씻겨질 줄 알았지
미련이 머금을 줄을 모르고 말이야
완전히 낫기 전에 딱지를 떼어 선 안돼
어제가 붙잡고 있는 오늘이 두통에 시달릴테니
괜한 짓을 했어
젖은 밤 이슬 속을 걸었던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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