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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니 Sep 25. 2024

음료수병은 화병이 되고

어울림 & 조화로움


반려식물을 키우고 있다. 거창하고 화려게는 아니지만 그냥 해가 잘 들어오는 집에서 물만 빠트리지 않고 주는 식집사다.


식집사라는 말도 어색하리 만큼 식물을 잘 키우고 보살피게 된 건 4년 전 여기 집으로 이사 오게 되면서부터다.


떡잎이 생기면 떼어주고 잎이 무성하게 나오면 커트해 주고 물 주고 영양제도 있으면 꽂아주고.


우리 집에 새로 오신 요양보호사님이 어제 식물 주변 의자에 앉으시며 이런저런 식물 키우기에 대한 노하우를 시전 해주셨다. 분갈이 방법, 영양제 구입처 등등에 대해서. 내가 잘하는 건 길 가다 예쁜 화초를 보면 사 오는 거랑 물 잘 주는 것 정도인데 오래 식물을 키워보신 분들은 뭐가 달라도 다르구나를 알 수 있었다.


나는 여전히 분갈이도 영양제를 올려주는 일도 그것까지는 좀 귀찮을 것 같은데... 한 번 두 번 해 보다 보면 재미가 붙어질지도 모르지만.


커피병 음료수병을 이용한 화병


식물의 잎과 줄기를 자르고 정리해 주면 버려지는 게 많이 나왔다. 버리기가 아까워 집에 있는 작은 컵들을 이용해서 하나둘씩 꽂기 시작했다. 이제는 작은 컵들도 한계가 있어 집에 들어오는 음료수병을 활용해 여기에다 하나 둘 꽂았다. 이런 병들에 아기자기하게 얼마나 꽂았는지 하나 둘 늘어가는 재미도 있다.


예전에 병들을 재활용할 때면 병에 붙은 종이를 떼려고 물에 불렸다가 떼기도 하고 그냥 뗄 때면 힘이 들어가기도 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그냥 종이가 붙은 그 느낌 그대로가 좋았다. 하나 둘 생기는 병들을 바로 버리기보다는 식물들을 꽂아두는 데 사용하니 정겨운 느낌마저 드는 것이다.


모든 게 조화로움이다. 네스카페도 이쁘고 과일주스병도 이쁘다. 프렌치카페도 구론산도 이쁨이다. 창 밖으로 보이는 하늘 구름과도 어울림이다.


모든 것이 물 흐르듯 자연스럽게 조화롭게 오늘도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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