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니 씨의 명절 아침

by 지니



어제 서울 사는 조카들이 명절이라고 집으로 왔다.(정확히는 경기도 남양주) 오후 1시쯤 출발해 6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도착할 때쯤 음식이 다 되어 있으면 좋았겠지만 장 보러 나간 김에 어디 좀 다녀오느라 늦어서 미쳐 준비를 못했다. 30분 정도면 되는데 복자 씨(시어머님) 식사를 챙겨드려야 해서 삼촌이랑 조카들만 나가서 저녁을 먹고 오라고 하였다.(난 어중간하게 먹어서 배가 안 고픈 상태라)


온다고 많이 피곤했을 테지만 오랜만에 만나 이야기꽃을 피우느라 다들 늦은 시간에 잠자리에 들었다. 어차피 늦잠을 잘 거라서 숙모는 그 시간에 맞추어 아침을 준비하면 될 터였다. 저녁 먹고 들어오면서 빵 몇 가지를 사가지고 왔던데 맛보자 하고 커피 한 잔 타서 방으로 가지고 들어왔다. 복자 씨는 사과를 잘라 요거트랑 같이 내어드려야겠단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쓰고 있는 지니 씨다.


할머니가 계시긴 하지만 매번 명절 때마다 시간 맞춰 오니 고맙다. 형님이 계셨을 때 우리가 늘 경기도로 올라갔던 것처럼(그땐 어머님이 경기도 형님네에 같이 계셨음) 이젠 반대로 조카들이 그러고 있다. 부모님 성묘를 다녀온 뒤 출발했으리라. 조카들은 우리 형제들처럼 부모님 두 분이 하늘나라에 계신다. 그래서 그런지 조카들이 더 애틋하게 느껴지고 좀 더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일까... 형님이 살아계셨으면 지금쯤 엄마가 해 주시는 따뜻한 설날 집밥을 먹고 있을 거였다. 지니 씨가 조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따뜻한 집밥이다. 바깥에서 먹는 밥이 아무리 맛이 있다 해도 따뜻함만은 집밥을 따라올 수 없는 것이다. 아침에 무엇으로 준비할까 고민을 해 보는 숙모 지니 씨다.


우선 복자 씨부터 아침을 드리자. 떡국은 내일 설날 아침 먹으면 될 테고 어제 만들어 둔 나물과(숙주, 시금치), 맛나게 끓여 둔 두부 된장국과 그리고 김치, 쌈과 고기 조금 구워서 내줘야겠다. 뭐니 뭐니 해도 늘 먹는 일상 집밥이 최고다. 이렇게 차려주면 조카 둘이가 맛있다를 연발하며 먹는다. 이러면 해 주는 사람 어깨가 5cm는 올라간다. 이번에도 맛나게 잘 먹어주길 바란다. - 숙모 지니 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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