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와 이 책에 대해 서로 대화를 했다. 내가 왜 이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했고, 아이는 내 이야기를 묵묵히 들으며 중간중간 질문을 던졌다.
그러고 나서 아이가 서평 1,2편을 읽었다. 그런데 두둥. 1편을 읽으며 울고 있는 것이 아닌가.. 'ㅁ' 내 서평에 사.. 상처를 받았나? 자기가 기껏 빌려준 책인데.. 내가.. 너.. 너무 부정적으로 반응했나. 별별 생각이 다 들었다.
그리고 자신의 생각이 정리되자 거침없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손수 글로 적어 댓글을 달아주었다. (물론, 나의 입김도 작용했다. 아이가 어떤 생각인지 궁금했기 때문이었다.)
이것은 원문이다.
(오타 그대로 기록합니다.)
엄마... 어 무슨 말할지 모르겠는데.. 엄마. 주부, 한 아이의 엄마로서 힘들었지? 아빠와 결혼하고 나서, 주부. 한 가족의 주부로만 살았지? 그리고 한 아이의 엄마로서, 살았지? 자기 자신으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으로서 살아왔으니까. 주부로서 사느라 엄마로 사느라 친구도 많이 만나지 못했으니까.
가족과 함께한 시간이 한편으로는 행복하지만, 때로는 힘들 수도 있어. 내가 지금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그냥 엄마가 블로그에 오늘 내가 읽은 엄마가 쓴 이야기에 그 이야기가 주부와 한 아이의 엄마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아서기 때문이야.
내가 그 책을 왜 빌려왔게? 왜냐면 음.. 뭔가 마음에 들었어. 그냥 친구가 빌려준 그 책이. 무심코 읽었던 그 책이. 생각 없이 읽던 그 책이 어느 순간부터 점점 마음에 들었어. 그래서 내 마음에 들어서 엄마에게 빌려준 거야.
"엄마 마음에 들까?"라는 생각에 빌려왔어. 좋은 부분도 있었겠지만 조금 취향에 안 드는 것도 있었지? 하지만 내가 빌려온 책에 엄마가 생각하는 좋은 부분이 있었다는 게 뿌듯했어. 내가. 내 마음에 들어 빌려온 책이 엄마 마음에 조금이라도 들 수 있다는 게
사랑해~
엄마를 사랑하는 **이가.-
무심코 읽었던 그 책이. 생각 없이 읽던 그 책이 어느 순간부터 점점 마음에 들었어. 그래서 내 마음에 들어서 엄마에게 빌려준 거야.
“별생각 없이 읽던 책…”이라는 말을 곱씹으며 이런 생각을 했다. 이 책을 처음 만났을 때 내가 너무 큰 기대를 했던 건 아닐까. 아이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읽었다면 어쨌을까. 어떤 의도로 『행복할 거야 이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이 책을 적었을 작가님의 마음을 아예 모르는 건 아니었다.
어떠한 일이 생겼을 때 타인의 생각보다 내 태도와 내 생각이 더 중요하다는 걸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또 누구나 모를 수 있으니까. 그 부분을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었다. 그것이 이 척박한 사회에 인간임을 잃지 않고 살기 위해 어느 정도 꼭 필요한 사고라는 걸 알려주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싶기도 했다.
그런 의미에서 물론 예전에도 그랬지만, 모든 것이 경쟁인 사회에 태어난 나의 아이가 어떤 부분에서 이 책을 마음에 들어 하는지도 알 것 같았다. 건강만 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도 삶을 살며 겪어온 일들에 내가 너무 매몰되어 아이에게 좋은 성적을 받아오길 바라는 부모인 나의 모순된 모습이 떠올랐다. 어쩌면 ‘이래도 되나 싶게 행복할 수 없도록’ 내 아이를 몰아붙인 것이 나인지도 모르겠다고.
그래서 이번 서평을 적으며 내 편견을 세상에 드러내었다. 늘 따뜻하고 좋은 글만 적을 수는 없는 노릇이 아닌가. 또한, 다른 작가님의 생각이 궁금했던 것도 있었다. 나는 브런치의 우아한 꼴도 못 봐줘서 댓글 창을 시장통으로 만드는 것이 취미가 있긴 하지만, 서로에게 인격적으로 상처 주지 않으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 브런치임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너무 감명 깊게 읽으신 분들은 나를 찾아와 멱살을 잡을까 봐.. 미리 차단하는 경고성 글을 올려두긴 했었다.)
나에게 있어 <일홍, 행복할 거야 이러도 되나 싶을 정도로>라는 책은 연암박지원의 말에 빗대어 표현하자면 “아프게 하지도 가렵게 하지도 못하고, 구절마다 범범하고 우유부단하기만 하다면 이런 글을 대체 어디에 쓰겠는가?”라고 말하고 싶다. 책을 폄하하는 것은 아니다.
책을 보고 희망을 찾길 바라는 작가님의 의도와는 다르지만 나에게 비명을 지르게 할 만큼 가렵게 했다는 것만으로도 나는 이 책의 존재에 의미를 의심하지 않으며 나 스스로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줌으로 충분히 의미를 가졌다고 말 할 수 있겠다. 안티도 팬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어 아무리 노벨 문학상을 받았어도 한강 작가님의 책을 모든 사람이 작가님의 의도를 온전히 이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듯이 글 쓰는 이는 내가 쓰는 이 길에서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진심을 다해 전달하기 위해 쓰는 것 밖에는 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글 쓰는 이들의 생각이 전부 옳다 말할 수도 없고, 누구에게나 옥구슬 굴러가듯 매번 글이 매끄럽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문체란, 작가가 어떤 사실을 진술할 때 드러나는 그 사람만의 고유한 어색함이다.” 라고 말한 헤밍웨이의 말처럼 진실은 말하러 하면 할수록 수렁에 빠지는 되는 자기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가령 -당신은 어쩌다 폐인이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최승자 시인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문학은 슬픔의 축적이지, 즐거움의 축적은 아니거든요. 세상이 따뜻하고 정상적으로 보이면 시를 못 쓰게 되지요. 그건 보통 사람의 세상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요.”
나는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고, 내가 생각하는 사회 문제는 게인의 노력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위주로 생각 하는 것이기에 그런 의미에서 또 다시 누군가의 마음이 불편해지는 서평을 써내려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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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평 1, 2편을 읽은 아이가 웃으며 말했다.
“엄마, 나 책 또 빌려 올게!”
아이는 히히 하며 웃었다. 아이의 웃음을 보며 2025학년도 2학기 생활통지표에 적힌 담임 선생님의 글이 머리를 스쳐 지나갔다. 학업 태도 및 교우 관계 모두에서 타의 귀감이 되는 학생으로, 앞으로의 성장이 매우 기대되는 학생임. 나도 저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매우 궁금해졌다.
나도 웃으며 말했다. “그래~ 또 써줄게, 서평!”
요즘 글에 대해 비관적입니다.
글 써서 뭐해? 의미가 있어?
이런 마음이었지요.
그렇게 방황하던 찰나에 어제 윤기 작가님의 사진을 보며 어머어머 작가님! 작가님의 글은 저에게 빛과 소금이죠! 기록 좀 더 남겨 주세요. 라고 댓글을 남기며 생각이 났습니다.
얼마 전 보이저 작가님(사회 스킬을 배우고 싶으시다면 작가님의 글 추천드립니다.) 이 제게 흰 색 테두리가 쳐진 사진을 다시 보고 싶다고 말씀해주셨던 댓글.. 찰나를 그리워 해주시다닙.. 하며 감동의 눈물을 광광! 하던 중 아이와 이런 에피소드가 생겼고, 찰나는 아니지만, 서평을 빙자한 아이와의 기록을 살며시 남겨 보았습니다.
(물론 분위기는 좋지 않네요 ㅋㅋㅋ
아 왜!
내 글이 어때서!
서평을 꼭 긍정적으로 적으라는 뭐!
정해진 거 있냐고요! )
무울론 안개별 작가님 처럼(아이와 에피소드 하니 번득이며 생각나는 ..) 따뜻하지는 못한.. 회댱님인 마음의 온도 작가님 처럼 내가 글을 통해 어른이 되는 과정도 아닌 우리 소리글 작가님 처럼 번뜩뜩하는 아이디어로 타인을 설레게 하는 글도 아니고 요즘 제가 페페 작가님이라 부르는 페르세우스 작가님 처럼 사회를 통찰하는 글도 아니곱.. My Way 작가님 처럼 아이의 성장 과정에 전문적이지도 않굽.. 애정하는 미미신 오즈의 마법사 작가님 처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기록도 아니곱..
브런치의 빛과 소금 소위 작가님 처럼 글쓰기에 도움되는 것도 아니고 (밀리의 서재 밀어주리 격하게 응원합니다. 늘 먼저 달려와 주셔서 감사합니다. 찡긋) 회색토끼 작가님은 '전하의 특별한 사정' 마무리를 부탁드리구요.(네 - 다음) 초맹님은.. 너무 잘나가 배가 아프니 링크 패스하며, 얼른 봄이 되어 이른아침 작가님의 식물 컬렉션을 보고 싶네요..
저 요즘 맘모스 빵 몸매라 다이어트를 해야 하나 싶은데 찬란 작가님 .. 자꾸 맛도리 글 올려서 곤란하고.. 이 세상에 없을 것 같은 유니콘 미를 뽐내며 맛있는 요리글을 올리는 퉁퉁 코딩 작가님도 곤란해 곤란해.. 아차, 그리고 ligdow 작가님의 김치가 입맛을 자극.. 때잉잉.. 최근 글 기준으로 이 보잘것 없는 글에 댓글 달아주신 모든 분들게 그랜절 바칩니다.
PS. 철봉조사러너님.. 복지 공부만 하지 말고.. 나랑도 놀아줘요... 그리고 수액 맞는 다는 글을 끝으로 모블랙 작가님은 증발하셨굽... 물론 지금 저와 친하게 지내시던 많은 분들이 증발하셨지요.. 미친 PD님도 너무 바쁘시곱.. 레몬트리님도 너무 바쁘시고.. 컬러코드님도 책만 읽으시고.. (스토커처럼 다 지켜볼꺼야 ㅠㅠ) 흑흑 도라와요.